오규민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여러 의혹이 제기되지만 후보자가 해명을 내놓거나 적격성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있는 만큼, 가계부채 관리 대책 등 산적한 금융현안에 대한 검증과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청문회는 22일 오전 10시에 실시된다. 김 후보자는 1994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후 재정경제부를 거쳐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과 기획재정부 1차관에 재직했다.
청문회에선 우선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대해 질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협회(IIF) 세계 부채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8.9%다. 해당 보고서에 들어가는 59개국 중 네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2020년 3분기 100.5%로 100%를 넘어선 후 3년 반 만에 90%대로 내려왔으나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같은 현상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4월과 5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각각 전달보다 4조1000억원,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주담대의 경우 4조5000억원, 5조7000억원 늘어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보다 높았다.
김 후보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에서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경제성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동산 금융구조 개선과 가계부채 관리 노력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부채에 대해선 “부동산 개발 시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고 주택 임대시장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높여 주거비용 절감을 유도하겠다”고 정무위 제출 자료에서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전세대출 포함 여부 등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제도 개선 등을 고려하고 있다. 그가 강조한 부분은 “상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갚아가는 대출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고자 대출 금리가 필요하냐는 의원들의 질의에는 “자율적으로 정할 사항”이라면서도 “금리하락 기대가 확산되고 주택구매 심리도 증가할 경우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김 후보자는 금산분리 원칙 합리적 개선, 제4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검토, 저축은행 인수합병(M&A) 통한 경쟁력 강화,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방향성 공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 중 금투세 폐지에 대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금투세 유예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이는 추가 세수 확보가 전제이며 당내에선 ‘부자감세’라는 의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의 개인 신상에 대해선 결정적인 하자가 없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우선 재산의 경우 본인과 가족을 포함해 총 6억3313만원이다. 구체적으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아파트 전세권과 자동차 두 대(2016년식 렉서스 RX350·2011년식 현대차 소나타 하이브리드), 1억2910만원의 예금과 3억6800만원의 채무를 가졌다. 배우자는 7377만원의 예금을, 모친은 1억8400만원 상당의 부산 소재 대지와 건물을 신고했다. 김 후보자는 2020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교통질서 위반 과태료 납부 내역을 보면 과태료 61만8000원을 납부했다. 이 중 속도위반(시속 20㎞ 초과 운전) 6건, 신호·지시 위반 4건, 중앙선 침범은 1건이다.
본인을 제외한 배우자 등에 관한 의혹은 배우자가 공식 채용 기록 없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80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 인적공제 대상이 아닌 배우자를 부양가족으로 올려 600만원 상당의 소득공제를 받았다는 의혹과 재산신고 시 공시지가 기준 총 3300만원의 밭·임야를 누락했다는 의혹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