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아기자
최근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높아졌지만, 재범률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이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9일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9년 43.7%, 2020년 45.4%, 2021년 44.5%, 2022년 42.2%, 2023년 42.3%로 집계됐다.
실제 음주운전 재범자 처벌은 국민적 공감대와 거리가 멀다. 지난 7일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샛별 부장판사는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 A씨(42)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과거에 3차례 음주운전을 한 바 있으나 그동안 벌금형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1일 울산지법 형사1단독 이성 부장판사는 5차례 음주 운전으로 처벌받고도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50대 남성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앞서 2018년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사람을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이 제정됐지만 2021년 헌법재판소에서 과잉 처벌이라며 위헌 결정이 나왔다. 국회는 2023년 1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재범자에 대한 처벌 조항을 구체화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가 10년 이내에 또다시 음주운전을 할 경우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변호사는 “음주운전 자체에 대한 처벌 형량은 높아졌으나 여전히 국민들이 실제 선고되는 형량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올해 10월부터 5년 이내에 두 번 이상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면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며 “이 법으로도 재범률이 줄지 않으면 대만처럼 음주 운전자 차량의 번호판 색깔을 바꾸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