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부실사업장 평가…대형건설사 PF리스크 낮은 이유는

대형 건설사, PF보증 우발채무 리스크 낮아

부실사업장은 '지방+브릿지론+도급사업'

현대·대우·DL이앤씨

'자기자본 대비 지방 도급사업 브릿지론' 비중 모두 1%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5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공사현장이 멈춰 서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올해 하반기 건설업계 주요 이슈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가 떠오른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은 PF 보증 우발채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이 내놓은 '하반기 주요 체크 포인트'에서는 정부가 부실 우려가 있는 PF 사업장을 경·공매에 부치거나 재구조화하는 식으로 정리하면서, 건설사들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고위험 사업장은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들이고, 대형건설사들의 위험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시공과 "경·공매 이후에도 시행사가 못 갚은 PF대출이 남아있는 경우, 시행사의 신용보강을 맡은 건설사들의 PF 보증 우발채무가 현실화 될 수 있다"고 했다. 우발채무란 미래에 생길 수 있는 확정되지 않은 빚이다. 부동산 PF는 앞으로 거둘 사업의 수익을 기반으로 해 시행사가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인데, 이때 금리를 내리기 위해 시공사인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선다. 만약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시행사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건설사가 대신 갚아줘야 한다.

그는 "실제로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은 수도권보다는 지방, 토지가 확보된 정비사업보다는 신축 도급사업, 본 PF 단계보다는 브릿지론 단계"라고 설명했다. 브릿지론은 본 PF를 일으키기 전에 토지 확보를 비롯한 초기 자금을 대출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지방에 있는 브릿지론 단계의 도급사업을 주요 위험으로 간주할 경우, '자기자본 대비 지방 도급사업 브릿지론' 비중은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모두 1% 남짓에 그쳤다.

장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현대건설은 자기자본 10조6210억원 중 지방 도급사업 브릿지론은 600억원(0.6%), DL이앤씨는 4조7360억원 중에 650억원(1.4%), 대우건설은 4조1140억원 중 440억원(1%)에 수준이다. 다만 GS건설(4조9870억원 중 6340억원)과 HDC현대산업개발(2조9970억원 중 4030억원)은 약 13%로 다른 대형사보다 지방 도급사업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장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천안에 사업장이 있어서 지방 비중이 높게 나타났는데 하반기에 천안 사업장 브릿지론이 본 PF로 전환되면 리스크가 낮아질 것"이라며 "GS건설 같은 경우는 천안, 아산, 광양으로 여러 군데 사업장이 있지만, 시공 능력 상위권 건설사라 부실 처리 영향에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형 건설사는 브릿지론 보증금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부실이 발행해도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산출한 하반기 PF 부실 구조조정에 따른 리스크 부담은 중소형 건설사가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로드맵에 따르면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연체 또는 만기 연장이 많은 사업장부터 금융회사가 사업장 평가를 실시하고, 7월 말까지 금융감독원에 사업장별 경·공매 부실 정리 혹은 사업 재구조화 계획을 내야 한다. 8월부터는 부실 사업장 정리가 시작된다.

건설부동산부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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