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보스의 등장'…50만원 '월세 팁' 달라는 집주인에 美도 격앙

SNS에 월세에 팁 요구 난리
15% 20% 25% 맞춤까지
214만원 월세에 팁 25%주면 267만원
갈때까지 간 팁 문화…누리꾼들 폭풍비난

월세 지불사이트에 올라온 월세와 하단의 팁 항목.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미국의 팁(tip)문화가 속칭 갈때까지 갔다. 일반 음식점은 기본이고 무인 계산기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까지 팁을 요구하던 것에서 이젠 집주인도 가세했다. 월세를 내라는 고지를 하면서 팁 항목을 따로 만든 것이다.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팁의 최종보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집주인이 임대료 지불 요청(1549달러, 한화 214만원)을 보냈고 임차인 웹 포털에는 팁 옵션(15%, 20%, 25% 또는 맞춤)이 있다"고 했다. 게시자가 함께 올린 캡처 이미지를 보면 렌트 페이먼트(월세 지불)이 기본 항목에는 1548.40달러가 적혀있다. 그 아래에는 "팁을 주시겠습니까"라는 항목이 등장하고 15%, 20%, 25%, 맞춤 등 4개 항목이 있다. 캡처화면에 25%를 누르니 총액이 1935.10달러(한화 267만원)으로 돼 있다. 애초 214만원만 내면 될 월세부담이 53만원이 늘어나 267만원이 된 것이다. 30일 오후 3시 현재 이 게시물은 17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제는 사라진 수수했던 시절의 팁 문화

누리꾼들은 "이것이 정말 사실인가"에서부터 "도대체 누가 집세에 팁을 주겠는가"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미국식이다. 임대료의 최소 20% 팁. 집주인에게 팁을 줄 여유가 없다면 실내에서 살지 말아야 한다", "내가 본 것 가운데 가장 웃긴 X이다", "나는 집주인에게 팁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게 내 임대계약의 핵심이다", "마이너스는 없냐"는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한 누리꾼은 "이것은 약탈적 행위이고 괴롭힘이다. 소송감이다"라면서 "캘리포니아 변호사라면 누구나 이 일을 무료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집주인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임대 계약에 대해 이미 20%를 인상했다. 매달 내 팁이 마음에 든다"며 비꼬았다.

미국에서는 손님의 테이블을 담당하는 종업원에게 통상 주문 금액의 15~20%의 팁을 남기는 문화가 많았다. 임금이 적은 종업원들에게 팁은 팁을 넘어 사실상 실질임금에 해당된다. 그래서 팁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손님은 이에 상응하는 봉사료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최저임금과 물가가 상승하면서 고용주들이 인건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킨다는 비판이 커졌다. 특히 무인계산에도 팁을 요구하면서 팁 문화에 대한 반발이 커져왔다.

이슈&트렌드팀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