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인도네시아 한 도로에서 버스 사고가 일어나 11명이 사망했다. 사고 이후 인도네시아의 '끔찍한 도로 상황'에 당국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미약한 도로 안전 규제로 인해 대형 교통사고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현지시간)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버스 충돌 사고를 조명했다. 해당 사고는 지난 11일 자카르타 남서쪽 부근 서부 자바에서 벌어졌다. 당시 학생들을 태운 스쿨버스가 도로를 주행하던 중, SUV 차량과 오토바이 3대를 들이받아 11명이 숨지고 32명을 부상을 입었다.
버스는 현지 민간 운송 업체 'TPF'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버스 운전사가 내리막길에서 회전하던 중 통제력을 잃고 차선을 벗어났고, 결국 다른 차들과 연쇄 충돌한 것이다. 버스 운전사인 사디라씨는 생존했으나 곧바로 경찰에 구금됐고,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 중 "(버스의) 엔진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선 대형 교통사고가 잇달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에도 고등학생들을 태운 스쿨버스가 전복돼 2명이 사망했다. 수년 전에는 한 버스가 도로를 이탈해 추락하면서 16명이 숨지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인도네시아의 만성적인 도로 교통 규제다. 사고의 중심에 있는 버스를 운영한 업체 'TPF'는 올해 12월 면허 만료를 앞둔 회사였던 데다, 교통 당국에 등록되지도 않았고, 애초에 운송 회사 자격을 보유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현지 교통 당국 조사 결과, 사고를 일으킨 버스의 브레이크는 전혀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버스의 연식은 18년을 초과한 상태였다. 현지 법에 따르면 15년 이상 운행된 공공 버스는 폐기해야 하지만,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외관을 '신형 버스'처럼 개조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지 언론, 교통 관련 단체들은 교통 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교통협회 부회장인 조코 세티와르노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많은 버스 운영 기업들이 버스를 개조해 운행 규칙을 우회하고 있다"며 "(사고를 일으킨 버스가) 15년 이상 운행된 건 관료적 과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교통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은 기존 규정 엄수를 위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라며 "기존 규정을 엄격하게 시행하기만 해도 교통 분야의 공공 안전을 보장하는 데 충분하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