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주기자
은행 지주회사 산하의 카드사들이 고금리 장기화 속에 희비가 엇갈렸다.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신규 먹거리 발굴에 집중한 기업들이 당기순이익 성장을 이끌 수 있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의 당기순이익은 총 40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49억원에 비해 29.2%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신용카드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올해 1분기 18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3% 증가한 규모다. 국민카드 당기순이익은 69.6% 성장한 1391억원을 달성했고, 하나카드 당기순이익은 164.9% 신장한 535억원을 기록하며 뒤를 따랐다. 반면 우리카드는 같은 기간 36.6% 감소한 2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나홀로 역성장했다.
업계는 이처럼 카드사 간 실적이 차이 나는 주요 요인으로 비용 효율화와 신규 먹거리를 꼽았다. 신한카드·국민카드·하나카드는 당기순이익 성장 배경으로 “조달비용 등 전반적인 영업환경 악화에도 비용 효율화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달리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속된 고금리 환경으로 조달·대손비용이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4곳의 올해 1분기 관리비는 총 4673억원으로 전년 동기(4634억원) 대비 0.8% 증가에 그쳤다. 특히 국민카드는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며 관리비를 줄였다. 국민카드의 지난해 1분기 관리비는 1593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엔 9.4% 줄어든 144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먹거리를 찾은 카드사들이 호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올해 1분기 신한카드 영업수익은 1조53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650억원) 대비 12.1% 증가했다. 신용카드·할부금융·리스를 제외한 기타 영업수익이 4050억원에서 4753억원으로 17.4% 늘었다. 신한카드 측은 플랫폼·데이터 판매로 비롯된 매출이 각각 21.4%, 31.3%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민카드도 본업인 결제 서비스를 대체할 신사업으로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 올해 1분기 국민카드 영업수익 중 카드와 할부금융 및 리스를 뺀 기타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1565억원)보다 10.3% 증가한 172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수익은 1조351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2777억원보다 5.8% 늘어났다.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면서 카드사들은 2분기에도 비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수익성 중심의 효율경영을 앞세우며 신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신한 SOL페이’(신한카드), ‘KB Pay’(국민카드), ‘원큐Pay’(하나카드), ‘우리WON카드’(우리카드) 등 종합금융플랫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한 자사 회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 상품과 서비스 등을 개발하며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