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전 직원의 10% 해고를 발표한 때는 일요일이었다. 다음날인 월요일 평시처럼 출근한 직원 일부는 회사 출입구에서 사원증(배지)이 통하지 않는 걸 알게 됐다. 고장 난 게 아니고 해고돼 사원증이 무효가 된 것이다.
17일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가 인력의 10% 이상을 해고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일부 근로자는 회사에 출근할 때까지 자신이 해고됐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는 전현직 근로자 5명의 제보를 보도했다. 한 제보자는 "네바다주 스파크스에 있는 테슬라 공장에서는 직원들 배지 점검으로 인해 월요일 아침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 약 2시간 동안 줄을 서야 했다"고 전했다.
한 직원은 "공장에서 보안팀이 공장과 인근 주차장 사이를 오가는 셔틀에서 나오는 근로자의 배지를 스캔하고 있었다"면서 "일반적으로 경비원은 현장에서 근로자의 배지를 검사하지만 직접 스캔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해고된 근로자들은 별도의 밴에 태워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테슬라의 해고는 다른 사업장에도 타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전 테슬라 직원들은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 직원들에게 보안 담당자로부터 배지가 작동하지 않으면 해고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해고된 테슬라 직원은 일요일 밤(현지시간 15일)에 개인 이메일을 통해 통지를 받았으며 테슬라 시스템 접근이 취소됐다.
한 직원이 받은 해고 통보 이메일에는 "철저한 검토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력을 줄이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 결과 불행하게도 이번 구조 조정으로 인해 귀하의 직위가 해제됐다. 48시간 이내에 퇴직에 관한 정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전체 직원 수는 14만473명으로 3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이번에 해고되는 인원은 전체의 10%인 1만4000여 명 수준이 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