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을 두고 "집단행동의 당사자인 전공의와 대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대화의 물꼬가 트인 것"이라며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 수석은 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이 박 위원장과 2시간20분 만났다"며 "정상회담보다도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경청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윤 대통령은 박 위원장과 만나 140분간 비공개로 면담했다. 전공의 집단사직 45일 만에 성사된 면담에 의정 갈등이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모였지만, 면담 후 박 위원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장 수석은 박 위원장의 SNS 글에 대해 "실망스러운 반응"이라면서도 "그 한마디를 가지고 대화가 끊겼다거나 부정적으로 전망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나"라며 "나름대로 대화를 했고 또 경청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화를 계속 이어가 보자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정부와 대화 조건으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절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수석은 "정부가 내놓은 숫자는 굉장히 숙고하고 협의를 거쳐 책임 있게 결정한 숫자"라며 "의료계에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더 좋은 안을 제시할 때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의견을 갖고 오면 유연하게 의견을 나눌 자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화에 조건을 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의료계에선 총선 직후에 합동 기자회견을 예고해놓은 상태인데, 의료현장이나 대입 수험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정부는 의료개혁과 관련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 수석은 "사회적 협의체에는 정부와 의료계를 포함해 환자 대변 단체나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이 들어갈 수 있다"며 "폭넓게 접촉해 의견을 듣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