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폐업 위기에 놓인 지역 종이 빨대 생산업체를 돕기 위해 충남도가 팔을 걷는다.
20일 충남도에 따르면 종이 빨대 생산업체는 전국에 총 17곳, 충남에 5곳(아산 3곳·서산 2곳)이 운영되고 있다.
앞서 이들 업체는 환경부가 2022년 11월 일회용품 사용금지 대상에 플라스틱 빨대 등을 포함시킨 무렵에 종이 빨대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계도기간을 거친 이후 시점부터 종이 빨대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 대량 생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계도기간이 끝나기 직전(지난해 11월 7일) 환경부가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으로 정책을 선회하면서, 종이 빨대 생산업체의 폐업 위기도 불거졌다. 지역 5개 업체에서 창고에 보관 중인 종이 빨대만도 4920만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금지 정책에 기대를 품고, 미리 대량의 제품을 생산한 여파다.
이에 충남도는 정부 정책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지원자금 상환유예 및 종이 빨대 재고 소진 등에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충남도는 이전에 지원한 기업육성·경영안정자금의 상환을 유예함으로써 만기가 도래한 업체가 추가 대출 없이 직원 급여를 지급하고, 공장 월세를 납입할 수 있게 숨통을 틔울 계획이다.
또 충남도와 15개 시·군, 공공기관, 지역에 입주한 대기업 내 커피전문점(30곳), 지역 휴게음식점(8350곳)에서 종이 빨대를 구매하도록 협조·독려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충남도는 앞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시행 촉구 ▲종이 빨대 환경표지 인증 대상 도입 등 환경기술산업법 개정 ▲플라스틱 빨대 대체품 연구개발(R&D) 사업 반영 등 지원방안을 마련해 환경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환경기술산업법이 개정되면 공공기관은 녹색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만큼 종이 빨대 생산업체의 판로 확보도 비교적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 충남도의 셈법이다.
구상 충남도 기후환경국장은 “충남도는 지역 종이 빨대 생산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추가 지원방안을 발굴·시행하겠다”며 “지역에서도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게 1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