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5000만의 언어를 쓰겠다'고 해 사실상 총선 출마를 시사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말만 잘하는 게 아니라 꿈도 크다"며 견제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내년 총선에서 종로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데, 한 장관 역시 종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임 전 실장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서 "누가 뭐래도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지난 21일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평가 시스템인 대전 한국어능력평가센터(CBT) 개소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의도 문법과 다른 문법을 사용한다'는 견해에 대해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5000만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했다. 사실상 총선 출마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전 실장도 "'5000만의 언어'를 쓰겠다고 거침없이 포부를 밝혔다. 국회의원이 목표가 아니라는 것으로 보인다"며 "법무부 장관 18개월 만에 정치가 쉬워보이고 자신감이 붙은 걸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인사는 그의 손을 거쳐야 하고 국회에 나가 야당과 싸우는 일도 그의 몫이다. 이제는 지방을 돌며 총선 붐업을 하는 일까지 그의 차지가 되었다. 윤석열 키즈 No.1, 한 장관이 자신감을 가질만도 하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하지만 한 장관이 간과한 사실이 있다. 국민이다"라며 "이 나라 역사를 여기까지 밀어 온 국민, 선진국 문턱까지 갔다가 좌절하고 있는 국민, 경제성장률 1%를 경험하며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민, 그리고 정청래 식 언어와 한동훈 식 대꾸에 진저리가 나는 국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이 다시 검사정권을 5년 연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이 생긴다면 우리는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10년'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멈춰 세울 것이다. 한 장관이 간과한 국민, 그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내년에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