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피크코리아(Peak Korea)'는 한국 경제성장이 사실상 끝났다는 의미의 용어다. 한국 경제는 인구절벽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성장률이 정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다는 내용으로 일본 언론이 최근 보도하면서 회자되고 있다.
지난 13일 일본 경제지 머니1은 '한국은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언론에서 중국 경제를 두고 '피크 차이나'라는 용어를 쓰며 중국의 경제발전은 이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의 경제신문에서조차 '한국은 끝났다…0%대 추락은 시간문제'라는 어두운 전망의 기사를 내고 있다"면서 이를 '피크 코리아론'이라고 신문은 지칭했다.
하역중인 부산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사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1980년부터 2023년까지의 연도별 한국의 GDP 성장률은 한때 13%를 넘겼지만, 지난해 2.61% 하락에 이어 올해 1.40%까지 떨어진다.
10년 단위 평균치를 보면 1980년대에 평균 8.88%에서 1990년대 7.30%로 떨어진 뒤 2000년대에 4.92%로 급감했다. 2010년대 GDP 증가율은 3.33%, 2020년대는 1.9%로 하락했다. 2020년대(1.90%)의 경우 아직 2020~2023년 4년 치의 통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성장률 하향 속도는 더 가팔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문은 한국의 내년 잠재성장률이 1.7%까지 떨어질 것이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를 제시하며 이를 인구절벽에 의한 노동력 감소 때문으로 분석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근거로 '한국은 G9에 들 수 없다'라고도 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2022년까지만 해도 GDP 기준 전 세계 12위를 기록했지만 2050년에는 순위권 외(15위 이하)로 밀려날 것으로 관측했다. 신문은 "얼마 전 '한국이 G9에 들 것'이라는 취지의 소망을 얘기하는 기사가 한국 언론에 나왔지만, 이 자료만 봐도 한국의 G9은 불가능하다"면서 "몇 번이나 말하지만, 한국의 성장기는 끝났다"고 썼다.
이런 피크코리아론은 국내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일본 언론이 보고한 피크코리아론을 소개하며 "올해 내내 '상저하고'를 외쳤던 추경호 부총리는 은근슬쩍 '내년 리바운드'로 말을 바꾸며 인디언 기우제식 낙관론만 유포하고 있다"면서 "정말 무능하고 한심한 경제팀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무능한 추경호 경제팀을 즉각 교체하고 경제기조를 전면쇄신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