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기자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6선)이 6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다선 용퇴' 등 쇄신 흐름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혁신위원회를 띄우고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에 대한 고강도 인적 쇄신안을 내놓은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박 의원의 선언을 계기로 본격적인 인적 쇄신 바람이 불 것이란 관측이다.
박 의원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나의 빈 자리는 시대 소명이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을 가진 새 사람이 맡아주길 염원한다"며 "내년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에 당선된 뒤 해당 지역에서 내리 6선을 했다. 21대 여야 현역 의원 중 최다선이다.
박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민주당 내에서 다선 용퇴론 등 쇄신 요구가 분출할지 주목된다.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박 의원에 앞서 오영환·우상호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6월 출범한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는 3선 이상 의원의 동일 지역구 공천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내 반발에 부딪혀 공식 혁신안으로 채택하진 못했고, 김 위원장 개인의 권고 형태로 제안됐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총선기획단은 다선 용퇴나 김은경 혁신위가 제안한 혁신안도 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의원은 자신의 불출마 선언이 당내 다선 의원들에게 끼칠 영향에 대해선 "선수(選數)가 출마의 기준이 돼선 안 될 것"이라며 "정치도 노장청(노인·청년·장년)의 결합이 가능할 때 발전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중진 험지 출마 등) 변화 움직임이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