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화기자
삼성전자가 풀HD급 4GB 영화 한 편을 2초 만에 저장할 수 있는 초고속 휴대용(포터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olid State Drive·SSD) 'T9'을 선보이며 소비자용 SSD 시장 공략에 나섰다. SSD는 낸드플래시 기반의 보조 저장 장치로, 업황 부진을 겪는 낸드 시장을 끌어올릴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4TB 모델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인 초당 최대 2000MB 연속 읽기·쓰기 속도를 지원하는 'T9'을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T9은 최신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USB 3.2 Gen 2x2)를 지원, 이전 세대 제품인 T7과 비교해 읽기·쓰기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르다. 고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전문 크리에이터나 포토그래퍼 등에 적합한 제품이다.
T9은 USB C타입 표준 전력 사용 규격에 맞춰 설계돼 안드로이드, 윈도, 맥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제품과 게임 콘솔, 방송용 카메라 등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장치 열전달을 분산시키는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 소재를 적용해 대용량 파일을 고속으로 전송할 때 온도 제어가 쉽다. 제품 표면 온도가 최대 60℃가 넘지 않도록 국제 안전 표준 기준도 맞췄다.
이전 제품보다 디자인 경쟁력도 강화됐다. T9은 신용카드와 비슷한 크기로 편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부드러운 촉감의 외관 재질로 사용 편의성도 높였다. 특히 비대칭 사선의 굴곡과 카본 패턴을 적용, 고급 지갑을 연상하게 했다.
삼성전자는 T9을 통해 소비자용 SSD 시장 먹거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해당 시장 매출 규모가 2027년까지 연평균 36.1% 늘어난다고 봤다. SSD는 기존에 쓰이던 기계식 저장 장치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ard Disk Drive·HDD) 대체품으로 점차 쓰임새가 늘고 있다. 2027년이 되면 낸드 시장 내 SSD 비중은 62.96%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T9은 1TB, 2TB, 4TB 등 세 가지 용량으로 3일부터 세계 시장에 순차 출시되고 있다. 국내에선 4일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1TB, 2TB, 4TB 모델 국내 가격은 16만5000원, 29만1000원, 53만원이다. 손한구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브랜드제품 Biz팀 상무는 "앞으로도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최적의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