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품질 높이고 폐기물 감축'…친환경 포장재 입는 유통사

지속가능성·업무 효율성 고려 첨단기술 도입
플라스틱 대체 소재 발굴도 확대
"선택 아닌 필수"…국내 식품기업도 확산

글로벌 유통사들이 상품의 완성 단계인 포장 산업에서 지속가능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머신러닝과 로봇 자동화 같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 특성에 맞는 제품 포장과 배송 등을 수행하고, 포장재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경영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내부 포장재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로 대체한 CJ제일제당의 스틱 형태 '비비고 김스낵'[사진제공=CJ제일제당]

2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는 생산라인의 품질관리 시스템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자동화 공정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의 품질을 유지하고, 고장률을 낮추거나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하고 물 소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찾는다. 네슬레는 "AI를 이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적용한 뒤 폐기물이 15% 감소하고, 효율성은 60% 증대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AI를 포장과 물류배송 등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방대한 고객 데이터와 제품의 특성, 배송 요구사항 등을 분석해 효율적인 포장과 경로를 찾고 이를 통해 배송기간을 단축하거나 폐기물을 감축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 아마존은 AI를 통해 포장에 사용되는 재료를 줄이면서 지난 6년간 배송 물품 1개당 무게를 36% 낮추는 성과도 거뒀다.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첨단 기술 도입뿐 아니라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로 포장재를 교체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수용성 코팅액을 활용해 내구성과 내열성을 강화한 종이 포장재를 용기나 컵, 빨대 등에 적용한 제품이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GII)은 세계 종이 포장재 시장이 2022년 3718억 달러(약 475조원)에서 2028년 4626억 달러(약 59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에보웨어와 미국 친환경 소재 기업 롤리웨이 등은 해조류를 이용한 천연 포장재와 빨대 등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각각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식품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을 좇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영국에 스틱 형태의 '비비고 김스낵'을 출시하면서 환경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내부 포장재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로 대체했다.

오뚜기도 최근 돈까스소스, 참깨돈까스소스, 스테이크소스 등 육류소스 패키지에 SK케미칼과 공동개발한 '순환 재활용 페트(CR-PET)'를 적용했다. 폐플라스틱을 분자 단위로 분해한 뒤 다시 원료로 만들어 사용하는 화학적 재활용 방식이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국내 라면 업계 최초로 '플렉소' 인쇄 설비로 제조한 친환경 포장재를 제품에 적용했다. 플렉소 인쇄는 친환경 수성잉크를 사용한 양각 인쇄로 기존 대비 잉크 사용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고, 연간 최대 약 1600t의 잉크와 유기용제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감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전사 차원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유통경제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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