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보스토치니 우주기지(Космодром Восточный)'는 러시아의 새 우주기지다. 구소련의 붕괴로 바이코누르 우주기지가 카자흐스탄 영토로 넘어간 이후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에서 기지를 빌려 사용해왔다.
그러다가 2012년 최대 4000억루블(약 5조6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새 우주기지 건설에 착공했다. 근로자 1만여명을 투입해 도로 115㎞, 철로 125㎞,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시설 등을 건설했다.
보스토치니는 러시아어로 '동쪽의'라는 뜻으로, 북위 51도 49분, 동경 128도 15분에 위치했다. 부지면적 551.5㎢로 약 5㎢ 규모의 나로우주센터보다 100배 이상 넓다.
과거 러시아 전략로켓군 제27 로켓사단이 사용하던 핵미사일 기지였고, 2007년 폐쇄된 아무르주의 소도시 스보보드니의 우주기지 바로 옆이다. 기차역과 고속도로 등 스보보드니 우주기지의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기 위한 입지 선택이다. 기존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보다 동쪽에 있는 우주기지라는 의미다.
2016년 이후 러시아의 대부분 우주발사체는 이곳에서 발사되고 있으며, 지난 8월 러시아의 달 탐사선인 루나-25가 발사된 곳도 보스토니치 우주기지다. 2019년 2단계 건설공사가 시작돼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보보드니는 과거 '자유시'로 불렸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였던 1921년 러시아 붉은 군대의 통수권 접수를 거부했던 한국인 망명 독립군들이 포위 진압된 '자유시 참변'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1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30분경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은 오후 1시경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한 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이동했다.
우주기지에서의 만남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위성 등 첨단기술을 얻으려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5월31일과 8월24일 두 차례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