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훔기자
애플의 차기작 아이폰15 시리즈 공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스마트폰 시장 침체, 중국발 리스크 등 악재를 뚫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은 12일 오후 1시(현지 시간)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아이폰 15 시리즈와 업데이트된 애플 워치를 공개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번 시리즈는 일반형, 플러스, 프로, 프로 맥스 등 4종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또 애플은 전체 생산량의 60% 이상을 고가의 프로 시리즈 2종으로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급형 모델에는 새로운 티타늄 소재를 채택해 전작에 비해 가벼워질 전망이다. 새로운 소재 그레이드5(5등급) 티타늄은 우주, 방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이는 합금으로,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다.
애플은 그동안 매년 하반기 신작 아이폰을 출시해왔다. 다만 예년처럼 무난하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높아진 가격, 경쟁사의 선전, 중국발 리스크 등 넘어야 할 허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5 최상위 모델인 프로 맥스의 출고가가 1299달러(173만원)으로 전작 대비 100달러(13만원)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외신은 최대 200달러 이상 비싸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카메라 모듈 등 주요 부품값 인상 등의 영향이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급격한 가격 상승은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맞수' 삼성전자의 신작 선전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폴더블폰 신작인 갤럭시Z플립5와 폴드5를 출시하며 3분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국내에서 사전 판매량 102만대의 신기록을 기록하고, 유럽 시장에서도 초기 판매 신기록을 쓰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폴더블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터라, 아직까지 바(Bar)형 스마트폰을 고집하는 애플로서는 Z플립5·폴드5 선전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애플이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은 중국발 리스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최근 중국 정부가 중앙정부기관 공무원들에게 외산 스마트폰의 업무용 사용을 금지하고, 기타 공공기관과 국영기업까지 관련 조치를 넓혀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국 기업의 판매량·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이폰 뿐만 아니라 외산폰 전체를 겨냥했다고는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애플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20%로 1위였고 오포(18%), 비보(16%), 아너(16%), 샤오미(12%)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같은 악재들로 아이폰15의 출하량과 판매량 모두 감소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아이폰15 시리즈의 연간 출하량 목표치는 지난해 아이폰14의 9000만~1억대보다 감소한 8000만~900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총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5% 감소한 2억2000만대~2억2500만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