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윤자민기자
‘3시간 58분 47초’ 2016년 동아국제마라톤에 참가했던 내가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완주했던 공식 기록이다. 일을 하려면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싶어 2010년부터 주말 아침 시간을 활용해 마라톤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마라톤을 하며 느낀 교훈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마라톤 완주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또 누구나 완주하기 힘들다. 연습을 통해 충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해낼 수 없는 것이 마라톤이다. 반대로 아무리 약한 사람도,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준비만 잘해내면 완주가 가능한 게 또 마라톤이다.
2016년 동아국제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을 때 당시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 중에는 한쪽 팔이 불편한 분도 있었고, 시각 장애인도 있었다. 체격 좋은 군부대 장병들도 대회에 참가했다. 이들 중 42.195km라는 긴 풀코스를 완주해낸 사람은 누구였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군부대 장병들은 완주하지 못했다. 휘슬이 울리자마자 제일 먼저 경주마처럼 치고 나갔지만 그들은 길어야 하프지점에서 멈춰 섰다. 오히려 체격적으로 연약해 보이시는 분들이라도 꾸준히 준비하고 훈련 해온 사람들이 완주를 해냈다. 나도 3시간대 기록으로 잠실 운동장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교훈은 아프리카 속담에 있는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함께 가라’라는 말을 절감할 수 있었다. 혼자 뛰라고 했으면 절대 완주하지 못했을 것이다. 함께 뛰는 사람들이 있어 나는 그들을 보며 내 속도를 조절했고 페이스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정해진 방향으로 달리면 조금 늦더라도 결국 결승점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할 때, 어떤 일을 추진할 때도 마음만 앞서 조급하게 서두르면 탈이 나기 십상이다. 하지만 방향만 잘 잡고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결국엔 목표에 달성할 수 있다.
나는 매주 주말 아침 마라톤을 하며 나주의 가능성을 본다. 잠에서 깬 후 오늘은 어떤 코스를 뛰어볼지 생각한다. 소소한 설렘에 주말이 기다려진다. 보통 10km, 길게는 15km까지 뛴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내 고향 나주의 매력, 그 안에 있는 잠재력을 곳곳에서 보고 느낀다. 60세를 넘겼는데 마라톤이라니, 매주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남도의 젖줄 영산강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이 있다. 이 길을 뛰면서 나는 어디에 내놔도 손꼽아 자랑할 만한 300리 명품 자전거 길을 꿈꾼다. 순천만 보다 넓은 57만평 규모 강 저류지와 습지는 사시사철 꽃피고 이곳저곳 관광객들로 붐비는 국가생태정원이 될 것이다. 그뿐인가 나주평야를 적시며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은 권역별로 찬란한 역사와 문화 생태·관광자원들이 무궁무진하다. 동강 느러지전망대, 공산 우습제, 다시 죽산보, 나주대교와 영산포, 남평 드들강, 나주호까지 저마다 뛰어난 경관과 활용부지, 관광 잠재력을 갖춘 소중한 자원들이다.
민선 8기 나주시가 지향하는 ‘새로운 영산강 시대’를 열어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을 전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키워낼 것이다. 500만 나주관광시대의 마중물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의 각오는 마라톤 정신, 마라톤이 주는 교훈과 닮아 있다. 꾸준히 준비하고 우리가 목표한 방향으로 열심히 뛰어가겠다. 혼자가 아닌 12만 시민과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