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기자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인 복날을 맞아 집에서 보양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한 그릇에 2만원에 육박하는 돈을 내고 삼계탕을 먹을 바에 집에서 저렴하게 몸 보양에 나서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서다.
21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삼계탕용 생닭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6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닭 외에 삼계탕에 사용되는 재료는 4.6배 늘었고 간편식(HMR)으로 만들어진 삼계탕 제품도 3.7배나 많이 팔렸다. 밖에서 삼계탕을 사 먹는 대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거나, 조리 시간이 짧은 간편식으로 대체 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권에서 완전히 해소됐음에도 높아진 외식 물가와 때 이른 폭염, 장마로 인해 지난해보다도 외식을 택한 소비자들이 더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G마켓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일까지 생닭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2% 급증했고 한방재료와 간편식 삼계탕은 각각 20%, 22%나 늘었다. 한우(112%)와 장어(30%), 문어(52%), 옥돔(86%) 등 다른 보양식품들도 지난해보다 더 잘 팔렸다. 초복(11일)이 지난 이후에도 SSG닷컴이 판매하는 ‘피코크 진한삼계탕’과 ‘피코크 녹두삼계탕’은 냉장 편의식 부문 1, 2위를 나란히 지키고 있다.
홈쇼핑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에 나선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GS리테일에 홈쇼핑 부문인 GS홈쇼핑은 초복 전날인 10일부터 중복 전날인 20일까지 삼계탕, 반계탕, 추어탕 등 보양 간편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2%나 급증했다. 롯데홈쇼핑이 초복(11일) 전인 8일에 판매한 ‘설성목장 한우곰탕’은 1만3000건이나 팔리며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친환경 고급 한우를 제공하는 것을 알려진 설성목장의 제품으로 1분당 200건꼴로 팔린 셈이다. NS홈쇼핑은 지난해 초복과 중복 기간 삼계탕 판매량이 4억원이었는데 올해는 방송 횟수가 비슷했음에도 8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복날 수요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마케팅도 치열하다. 초저가 혹은 반값 할인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쿠팡은 전일 중복을 앞두고 간편식을 3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오는 24일까지 하림, 아워홈, 올가의 간편식에 대해 할인 행사를 이어간다. SSG닷컴은 '하림 두 마리 영계(500g) 상품을 40% 할인 판매하고 있으며 피코크, 풀무원, 올반 등 간편식 삼계탕도 30%가량 할인해 제공한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집밥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다양한 요리의 보양식을 간편식으로 구매 가능해진 점도 보양식 판매 증가를 끌어냈다"며 "갈비탕, 삼계탕 등 탕류 외에도 말복 전까지 전복 등 수산 보양식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