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16일부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상승했다.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날 국민은행(4.11~5.51%→4.23~5.63%), 우리은행(4.22~5.42%→4.34~5.54%), NH농협은행(4.07~5.57%→4.34~5.85%) 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전날 은행연합회는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56%라고 밝혔다. 전달보다 0.12%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증가분만큼 주담대 변동금리도 영향을 받았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이나 은행채로 자금을 조달할 때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코픽스가 상승하면 그만큼 은행이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이 조달 자금은 돈을 빌려줄 때 쓰이기 때문에 대출이자도 오르게 된다.
코픽스는 작년 하반기 무섭게 올랐다가 올해 들어선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방향을 슬그머니 틀기 시작한 건 지난달부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5월 한 달 동안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2%포인트가량 올랐다"며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예·적금 금리도 상승했고 이게 코픽스에 영향을 미쳐 대출금리까지 뛰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선 앞으로 금리 인상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대외적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두 차례 더 금리 인상을 할 것이란 의사를 밝힌 거다. 이달 금리는 동결했지만 다음 달부터 인상에 나설 경우, 한은도 금리 인상 카드로 대응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온다. 아직까진 시장에서는 한은의 동결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내부적으론 금리 6%짜리 청년도약계좌가 변수다. 은행권은 청년도약계좌가 다른 예·적금 상품보다 이자가 훨씬 높은 편이라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코픽스도 올라갈 것이라 예상한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2월에 청년희망적금이 출시 됐을 때도 코픽스에 바로 반영이 됐었다"며 "청년도약계좌 역시 코픽스 상승요인이 될 수 있어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월 70만원씩 5년간 적금하면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청년도약 계좌는 지난 15일 11개 은행에서 출시됐다. 가입 신청 첫날에만 7만7000명의 가입자를 모을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