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제약 풀리니…'올 여름휴가는 유럽으로~'

국내 주요여행사 장거리 목적지 예약 급증
코로나19 이전보다 예약률 늘어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이 해제되고, 세계 각국의 출입국 규제가 걷힌 뒤 처음 맞는 여름휴가 시즌. 이 기간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목적지 가운데 장거리 지역을 방문하려는 수요가 되살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한 여행객이 출국 안내 전광판을 살펴보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1일 국내 주요 여행사에 따르면 올해 7~8월 해외여행 예약 비중 가운데 유럽이 상위권을 형성한 점이 두드러진 변화다. 하나투어가 집계한 결과 여름휴가 시즌 목적지로 유럽을 택한 비중이 20.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베트남(19.2%), 일본(16.6%) 순이었다. 지난해부터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동남아시아나 일본 등 우리나라와 비교적 가까운 지역을 찾는 발길이 다수를 이뤘으나 항공 노선이 확대되고 길게 쉴 수 있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최근 3년간 기회가 제한됐던 장거리 여행지를 찾는 소비심리가 확대된 결과다.

교원투어 여행 전문 브랜드 '여행이지'의 집계에서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장거리 여행을 예약한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여행사를 통해 7월28일부터 8월6일까지 해외여행을 예약한 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많은 수요가 몰린 지역은 베트남(16.6%)이었고, 서유럽(13.5%)이 뒤를 이었다. 서유럽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예약률이 10위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북유럽이 6.9%로 5위에 자리했고, 4년 전에는 10위 안에 없었던 동유럽도 6위(6.8%)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여행이지의 올해 여름 성수기 시즌 장거리 상품 비중은 46%로 코로나19 이전 33%보다 13%포인트 증가했다. 서유럽 중에서는 이탈리아 로마와 스위스 체르마트·취리히, 영국 런던을 찾는 상품 예약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유럽 국가 중에서는 체코와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여행 수요가 늘었다.

여행이지 관계자는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장거리 상품 예약에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장거리 상품 예약은 특정 여행지에 집중되기보다는 유럽과 미주, 호주 등으로 골고루 분산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여행이지 여름 성수기 해외여행 예약 추이[사진제공=교원투어]

모두투어는 여름 성수기가 포함된 3분기 해외 패키지 여행상품과 항공권 예약률이 전 분기 대비 80%가량 증가했는데 지역별로는 동남아가 39%로 1위였고 유럽이 23%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9월 추석으로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예약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예약률이 410%나 증가했다.

노랑풍선도 여름휴가 시즌이 포함된 3분기에 북유럽, 서유럽, 동유럽·발칸 등 유럽 지역 예약률이 전 분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고,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유럽 지역 예약률이 80%가량 증가했다. 서유럽은 스페인, 북유럽은 노르웨이 오슬로, 동유럽은 체코 등이 인기가 높다고 노랑풍선 관계자는 전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객을 중심으로 동남아 등 휴양지를 선택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장거리를 선호하는 이들도 빠르게 증가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경제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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