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죽인 곰' 쏘지 말라는 어머니…이유는?

이탈리아 법원 '살인곰' 사살 명령에 저지
주지사 사살령에 동물권 단체가 이의 제기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지역의 한 마을에서 조깅하던 청년을 공격해 숨지게 한 불곰이 다시 한번 사살 위기를 면했다.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州) 법원이 14일(현지시간) 'JJ4'로 불리는 17살짜리 암컷 불곰 사살 명령에 제동을 걸었다고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가 보도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JJ4'에 대해 포획은 허용했지만, 사살은 5월 11일까지 유예하라고 판결했다.

마우리치오 푸가티 주지사는 지난 5일 조깅하던 안드레아 파피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가한 JJ4에 대해 포획과 사살을 명령했었다.

JJ4는 2020년 6월에도 비슷한 지역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공격한 전과가 있다. 주 당국이 JJ4를 사살하려 했는데 당시에도 법원이 저지했다.

푸가티 주지사는 "한 사람이 죽었는데, 법원이 놀라운 결정을 내렸다"며 "시민의 안전이 걱정되니 일단 포획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동물보호단체인 LAV는 트위터를 통해 이 소식을 환영하며 "곰과 트렌티노 시민들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가족도 사살에 반대했다. 파피의 어머니는 아들의 장례식이 끝난 뒤 "곰의 잘못도 아니고 아들의 잘못도 아니다"라며 "곰을 사살한다고 해서 안드레아를 돌려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피의 가족은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불곰의 개체 수를 늘려 비극을 초래한 이탈리아 정부와 주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파피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보호와 예방의 부족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며, 그들은 도망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의 곰 개체 수는 2021년 기준 약 100마리에 달한다.

지난달에도 또 다른 곰에게 사람이 습격받는 사건이 벌어져 해당 지역에서는 곰의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체는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 당국이 JJ4를 포획한 뒤 외국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 방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슈2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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