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집에 가고 싶음.",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 얼핏 평범한 직장인의 독백같지만, 사실은 경기도 고양시청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은 단 하루 만에 3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달성하며 누리꾼의 주목을 받았다.
젊은 세대 감성에 맞춘 과감한 공공기관 홍보가 열렬한 반응을 얻고 있다. 공공기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단순히 정책 홍보용을 넘어 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새 소통 창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양시청 트위터 계정은 2010년 개설됐다. 팔로워 수는 3만5000명. 공공기관 SNS 계정으로썬 특별히 높은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고양시청의 게시글은 유달리 누리꾼의 사랑을 받는다. 특유의 '감성' 덕분이다.
'메인 트윗(메시지창 상단에 고정된 첫 메시지)'은 "집에 가고 싶음'이며, 가장 최근에 올린 글은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 "빠이뤵(바이·Bye) 해야지" 등이다. 트위터 계정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게재하는 프로필에는 "공식 계정은 딱딱해야만 하는 법 있나요. 흐물텅하게 운영하겠습니다"라는 각오(?)를 전하기도 한다.
시청 계정의 이런 가감없는 모습은 트위터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계정 뒤에 있는 직장인의 진심이 느껴진다", "시 공식 계정이 이러니까 새롭다", "지금 딱 내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등 반응이 나왔다. 조회수는 트윗을 올린 지 단 하루 만에 30만회를 돌파했다.
'MZ 감성'을 공략해 누리꾼의 이목을 사로잡은 공공기관 계정은 고양시청뿐만이 아니다. 충북 충주시 유튜브 채널도 독특한 콘셉트로 화제에 올랐다.
고양시청이 현대 직장인의 솔직한 마음을 대변한다면, 충주시는 'B급 감성'을 더했다. 2020년 코로나19 예방 홍보용 영상을 만들 때는 당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했던 이른바 '관짝춤'을 접목했다.
최근에 올라온 '30만 구독자 돌파 감사 영상'에선 홍보 채널을 맡아온 김선태 충주시청 주무관이 직접 등장해, 책상에 두 발을 올린 채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충주시는 전국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유튜브 구독자 30만을 돌파한 계정이다.
공공기관이 '이색 마케팅'에 주력하는 이유는 홍보 효과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주무관도 과거 한 SNS 관련 매체와 인터뷰에서 "충주시 같은 작은 지자체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우리가 충주시를 젊은 층에 친숙한 브랜드로 만들면 시 관광, 인구 유입, 기업 유치 등 여러 방면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고양시청, 충주시 등 인기 SNS 계정은 본연의 역할인 '시정 홍보'에도 충실하다. 트위터 게시글 사이 틈틈히 홍보 포스터를 게재하거나, 자연스럽게 공식 홈페이지 클릭을 유도하는가 하면, 시민에게 유용한 정책을 영상으로 제작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