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돈기자
10년 전에 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은 감소했으나 상위권 대학 정원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 응시생은 44만7669명으로 2013학년도(62만1336명)에 비해 28.0%(17만3667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같은 기간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의 모집정원은 2013학년도 1만1088명에서 2023학년도 1만1511명으로 10년 동안 423명이 늘었다. 서울지역 주요 대학 10곳의 정원도 같은 기간 1376명 증가했다.
의학계열도 입시가 전문 대학원에서 학부 선발로 전환되면서 모집정원이 크게 늘었다. 의학계열 선발인원은 같은 기간 2980명에서 6596명으로 3616명이 증가했다. 학부 선발 기준 모집인원 증가 폭은 △의대 1475명(95.9%) △치대 392명(164.7%) △한의대 7명(1.0%) △수의대 0명(0%) 등이었다.
이공계 특수대학도 정부의 이공계 육성 정책으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이 신설되면서 같은 기간 880명이 늘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는 전반적으로 줄어든 반면, 상위권 대학 입학 정원은 늘어서 10년 전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로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수능 1등급은 상위 누적 4%에 해당하는 학생에게 부여하는데, 전체 학생 수가 줄었기 때문에 1등급 인원도 줄었다. 국어 1등급은 10년 전만 해도 3만54명이었으나 지금은 1만9858명으로 1만196명 줄었고, 수학도 5902명 감소했다.
최근 정시에서 2∼3등급 학생이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이유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3등급을 받은 학생이 최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는 것은 수학 변별력이 컸기도 했지만, 대학 문턱이 낮아진 현상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