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 하루천자]30대 직장인 '1500개 넘는 필사, 성장과 성취감 느껴'

30대 직장인 여지수씨(사진)는 현재 자신의 블로그에 거의 매일 시를 중심으로 자신이 필사한 사진을 게시한다. 필사를 시작한 것은 2018년 10월부터였다. 당시 새로운 회사에 합류하면서 여씨는 새로운 습관을 한 개 만들어가며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할수 있는 모임이 있을까 찾아봤다. 마침 시(詩)필사 모임에서 사람을 구하는 중이었고 이 모임에 합류해 필사를 시작하게 됐다.

여씨는 필사를 해오던 중에 글씨체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때가 본격적인 손글씨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여씨는 2020년 7월을 기점으로 정자체로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손글씨 관련 강의를 들으며 정자체 연습을 시작했다. 여씨는 "아무리 자기 수련이나 습관만들기를 위한 필사활동이라도 해도 모임 활동을 겸하다보니 다른 사람에게 제 필사를 보여주기가 너무 민망했다"고 한다. 그래서 두 세달 정도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매일 20~30분씩 연습을 했고 이후로는 정자체로 필사를 해 오고 있다.

여지수씨가 1월 6일 필사해 올린 이상화 시인의 <눈이 오시네><사진=본인제공>

여씨는 주로 시를 찾아 필사하고 있다. 1년차만 해도 중복되지 않도록 필사하려 노력했지만, 2~3년차에 접어들면서 중복 시를 골라내는 것도 일이라, 그때그때 마음 가는 시를 필사하고 있다. 2023년 1월 7일 현재 그의 블로그에는 1500개가 넘는 필사가 올라가 있다. 하루에 2개씩의 필사를 하던 날도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1500일 이상을 한 것이다.

여씨는 지금도 하루 짧게는 5분, 길게는 30분정도 필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바쁜 일상중에서 오롯이 하나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로운 효과를 보고 있다. 기록을 남김으로써 하나의 추억이 될 수도 있고 소셜미디어활동을 선호한다면 매일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여씨는 "필사를 하다보면 어수선했던 마음도 정리되고 거칠었던 호흡이 조금은 차분해 지는 것도 느낄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악필에서 시작해서 정자체 혹은 다른 글씨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눈으로 보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큰 성취감도 느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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