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자선기금 모금을 위해 지난해 365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뛴 남성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컴브리아주 클리터무어에 사는 게리 맥키(53)다. '마라톤 맨'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자선기금 모금을 위해 2022년 한 해 동안 매일 마라톤 풀코스를 달렸다. 세 아이의 아빠인 맥키는 1년간 가족 휴가와 술자리를 포기하고 눈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와 땡볕 속에서도 단 하루도 빠짐없이 42.195km를 뛰었다.
셀라필드 원자력 단지에서 그룹 리더로 일하고 있는 그는 주로 오후 교대 근무를 시작하기 전 이른 오전 시간을 활용해 마라톤 코스를 달렸다. 때때로 그의 뜻에 동조하는 많은 이들이 함께 코스를 뛰기도 했다.
BBC와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2월 31일, 맥키의 그 해 마지막 풀코스 도전은 수많은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 마침내 완주에 성공하고 결승선에 들어온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모두 나와서 손뼉 치고 환호해 주었다"며 "그 모습은 너무나 환상적이어서 항상 생각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 환자들을 위한 자선단체 '맥밀런 캔서 서포트(Macmillan Cancer Support)'와 호스피스 단체인 '호스피스 앳 홈 웨스트 컴브리아(Hospice at Home West Cumbria)'를 위한 기금 모금을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지난해 그가 모은 모금액은 목표액인 100만 파운드(약 15억3000만원)를 넘었다.
맥키는 1997년 자신의 아버지 빅터가 폐암 진단을 받은 후 맥밀런 캔서 서포트의 기금 모금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그의 아버지는 2003년 암과 무관한 질병으로 사망했지만, 맥키는 계속해서 모금 활동을 이어갔다. 2017년 100일 동안 마라톤 100번을 완주한 그는 2021년에는 110일 동안 마라톤 110번을 완주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드디어 365일 완주 성공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지난해 그의 도전은 시작으로부터 50번, 100번…365번에 이를 때까지 현지 언론에 끊임없이 등장했다. 그는 지난해 1월 1일 첫 도전을 시작하면서 BBC에 "나에게는 하루에 단 4시간만 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어려운 일은 암에 걸린 누군가를 지켜보는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맥키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산 등정, 뉴질랜드 종단 트레킹,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기, 뜨거운 석탄 위 걷기 등 다양한 도전에도 성공한 이력이 있다.
호스피스 앳 홈 웨스트 컴브리아의 자금 및 커뮤니케이션 이사인 헤일리 맥케이는 "맥키가 보여준 체력과 정신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그는 자선 단체를 위한 기금을 모금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마법을 부려 사람들이 함께 그를 지원하도록 만들었다"고 칭송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