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김종화기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김종화 기자] 지난달 24일 시작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2주째를 맞이하면서 산업계 곳곳에 피해가 늘고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업계는 물량을 출하하지 못해 재고가 쌓이고 있으며 기름이 동난 주유소도 백여곳에 달한다. 다만 그동안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시멘트 업계는 업무개시명령 이후 출하 정상화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6일 철강, 석유화학업계가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즉각적인 운송 재개를 요청했다.
한국철강협회는 "철강의 공급차질은 철강에 머물지 않고 건설,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전 산업의 위기로 확산될 기로에 있다"며 "화물연대는 즉각 철강 운송업무를 재개하고 필요한 주장과 요구는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금까지 국내 철강산업의 출하 차질은 주요 철강 5개사 기준으로 92만t,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석유화학협회도 "집단운송거부가 장기화로 곧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직면했다"며 "공장 가동이 중지될 경우 하루 평균 1238억원에 달하는 매출 차질은 물론 석유화학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등 각종 주력산업과 플라스틱 등 연관산업도 연쇄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면서 운송 복귀를 요청했다.
산업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재고가 떨어진 주유소가 속출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을 보면 5일 오후 기준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서 기름이 바닥난 주유소는 휘발유 80곳, 경유 8곳, 휘발유·경유 8곳 등 96곳에 달한다. 서울에만 35개 주유소가 품절 상태다. 일부 주유소들은 제품 공급을 받지 못하자 불가피하게 휴업을 선택했다.
대부분 주유소가 평소 1, 2주 가량의 판매분을 재고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품절사태가 이번 주에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번 주말께 전국적인 판매 중단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반면 그동안 파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시멘트 업계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으로 출하량이 늘어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수색과 오봉, 수원 등 수도권 유통(출하)기지를 제외한 전국의 시멘트 출하는 정상 가동중이다. 이날 출하 예정이던 약 18만t 가운데 약 15만9000t을 출하, 출하율은 88.3% 수준을 회복했다.
출하되지 못한 시멘트는 약 2만1000t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1억원, 누적피해 규모는 약 1161억원에 달한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업계는 화물연대 운송거부 종료에 따른 완전 정상화에 대비, 철도와 선박을 통한 수도권 거점 유통(출하)기지로 시멘트를 지속적으로 이송하는 등 시멘트 공급 원활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시멘트업계를 대상으로 한 업무개시명령은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발부받은 시멘트 화물차 기사가 운송을 재개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차 기사나 운송사가 업무 재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30일 이하 운행정지(1차 불응), 화물운송자격 취소(2차 불응) 등 행정처분에 더해 형사처벌을 위한 고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