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경기 침체에 돈줄이 마른 벤처, 스타트업계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반지주회사의 벤처캐피탈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살리는 것에 방점을 두고 CVC 활성화를 국정과제에 포함한 바 있다.
국내 스타트업 10곳 중 6곳은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나빠진 것이라고 체감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최근 공개한 '스타트업 애로 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의 59.2%는 올해가 작년보다 어렵다고 답했다. 비슷하다거나 좋다는 응답 비율은 각각 24.0%, 16.8%였다.
경영 여건이 어려워진 이유로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코로나 등에 따른 내수시장 부진'(복수응답·각 52.7%)을 가장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 심화'(35.6%), '글로벌 해외시장 불안 고조'(25.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스타트업의 투자 한파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급격한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인 경제 불안으로 응답 기업의 36%가 작년보다 투자가 줄었다고 답했다.
투자가 줄었다고 답한 기업의 절반가량(47.8%)은 투자금액이 작년 대비 50%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
스타트업들이 보는 향후 경기 전망도 어두웠다. 경제가 회복돼 사업이 언제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인지 묻자 응답 기업의 31.2%는 '내년 하반기'라고 답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24.8%), '올해 하반기'(20%), '2024년 이후'(14%) 순이었다. '기약 없음'이라는 응답 비율은 10%에 달했다.
이들은 선진국처럼 민간이 주도하는 창업생태계로 탈바꿈하기 위한 과제로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제도 활성화(34.5%)를 꼽은 기업이 많았다.
CVC는 대기업이 투자 목적으로 설립 가능한 벤처캐피탈로 작년 말 허용됐지만 까다로운 설립기준과 각종 규제로 활성화가 더딘 상황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국민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역량 있는 스타트업들이 일시적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