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최근 아동복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출산율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으나, 하나뿐인 아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부모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를 한 명만 둔 가정이 많아지면서 부모는 물론 조부모 등 친척들까지 아이를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모습이다. 이에 국내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6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800명(4.3%) 감소했다.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숫자인 '합계출산율' 또한 0.81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출산율 저하가 가속화하는데, 아동복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6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반편, 같은 기간 전체 패션 시장은 7.5% 성장했다.
특히 젊은 부모들 사이에선 키즈 명품 수요가 높다. 이는 유례없는 출산율 저하에 아이 하나를 애지중지 귀하게 기르는 '골드키즈족'이 급부상하면서 나타난 모습으로 보인다. 또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 고모, 삼촌 등 주변 친척들까지 아이를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이른바 '텐 포켓(Ten pocket)'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명품 수요는 더욱 높아졌다. 이에 펜디·몽클레르·버버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이미 유아동복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이같은 명품 키즈 제품들은 성인 제품 못지않게 비싸지만, 인기가 높다. 버버리의 경우, 자사 로고나 패턴이 새겨진 아동 티셔츠가 30만원부터 시작하고, 모자와 점프수트로 구성된 베이비 기프트 세트는 76만원에 달한다. 또 울 소재로 제작된 버버리의 곰 모양 인형 역시 76만원에 판매 중이다.
가격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여는 모습이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키즈 명품 관련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요즘 명품 입은 아이들이 종종 보인다. 아이들은 빨리 성장하는데 굳이 비싼 명품을 사줄 필요가 있나 싶으면서도 자식에게는 좋은 것만 사주고 싶은 부모 마음을 이해한다"며 "내가 못 갖는 명품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명품 키즈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백화점 업계도 관련 매장을 속속 입점시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베이비 디올'을 입점한 데 이어 '지방시 키즈', '펜디 키즈' 등의 매장을 잇달아 오픈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명품 키즈 편집숍 '퀴이퀴이(CuiCui)'를 운영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수입 아동 매출이 32.4% 늘었고, 롯데백화점 역시 올 3~4월 명품 아동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신장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