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美 BMS 공장 인수…바이오 사업 속도

신동빈 회장 강조한 미래 먹거리, 바이오 육성 가시화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그룹이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한다. 이를 통해 신동빈 롯데 회장이 강조한 신사업인 바이오 사업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 동부 시러큐스 지역 BMS 공장을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바이오 신사업 진출 선언 후 이뤄지는 첫 인수합병(M&A)이다. 이번 인수에는 공장뿐 아니라 장비, 전문가 등 인력, 운영권 전부를 포함한다. 인수 금액은 약 2000억원이다. 양측은 연내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수 주체는 롯데가 조만간 신설할 예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다. 법인 신설 후 증자를 통해 공장을 인수한다. 롯데는 이번 인수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CDMO는 바이오 기업·연구소 등의 요청에 따라 신약을 함께 개발하고 이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롯데는 이번 인수 후 공장을 CDMO 공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신약 개발 등 신규 사업 역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943년 설립된 이 공장은 연간 경제 규모 2조달러 수준인 미국 최대 바이오클러스터 '보스턴클러스터'에서 차량으로 4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페니실린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다가 2010년 공장 리노베이션에 나서면서 현재는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시설로 탈바꿈했다. 공장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는 연간 3만5000ℓ 정도다. 업계는 롯데가 의약품을 생산 중인 공장을 인수해 허가 절차 등을 간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신 회장은 올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통해 신규 고객과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데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며 바이오·헬스케어를 포함한 신사업을 적극 육성해달라고 주문했다. 롯데는 앞서 지난해 8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전담할 신성장2팀(바이오), 신성장3팀(헬스케어)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팀장으로 영입해 신사업 준비에 힘을 실어왔다. 바이오사업부인 신성장2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이원직 상무가 맡아 외부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다.

롯데는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상표로 등록, 사업 본격화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 이름으로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 '바이오 USA'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USA 참석 사실을 공개하면서 업종을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이라고 기재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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