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꿩 잡는 건 매".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이 기존 무기 체계로는 대응이 불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미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들고 나온 가운데, 미국이 이를 견제하기 위한 요격 체계 개발을 본격화했다.
12일 미국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사업단(DARPA)은 지난달 15일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 체계인 '글라이드 브레이커(Glide Breaker) 프로그램' 연구 개발의 2단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고 속도가 마하 5 이상이며 비행 도중 경로 변경이 자유롭고 지속적인 대기권 비행이 가능해 기존의 어떤 요격 체계로도 대응이 불가능하다. 램제트ㆍ스크램제트 방식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탄도 미사일에 글라이더 형태의 활공체를 단 극초음속 활공체 등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특정한 지점에 전력이 몰려 있는, 미국처럼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전투 체계를 운영하는 적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이에 최근 러시아(아방가르드 미사일), 중국(DF-ZF)이 개발 완료를 선언하는가 하면 북한(화성-8호)까지 개발에 나서는 등 '대미(對美) 성전'의 최고 무기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공격용 극초음속 미사일을 이미 개발 중이지만 몇차례 실패를 거듭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상대방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DARPA는 2018년 1단계 연구에 돌입해 활공 단계에서 요격체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 전환 및 자세 제어 시스템(DACS)을 개발했다. 이번 2단계 연구에선 이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즉 추진체가 실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비행하고 조종되는 지 집중 실험해 실제 비행 가능한 요격체 설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DARPA는 공식 성명에서 "1단계에서는 빠르게 움직이는 극초음속미사일을 타격해 파괴할 수 있는 추진체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2단계 연구에선 요격체를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제트 상호 작용에 대한 기술적 이해를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ARPA는 요격체 모형을 제작해 풍동 및 비행 테스트를 통해 실제 극초음속 이상의 속도로 돌격해 상대방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파괴하되 자유롭고 안정적인 조종이 가능한 비행체 설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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