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준형기자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무역수지 적자가 2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자 정부가 올 상반기 100조원 규모의 무역보험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주요 업종 우크라이나 사태 및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수출입 동향과 업종별 수출 전망을 점검하고 수출 활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대책을 강구했으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현재 상황은 우리 수출성장 흐름을 저해할 수 있는 실물경제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선제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 물류 애로, 원자재 값 상승 등이 수출에 잠재적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부는 올해 공급할 예정인 무역보험 175조원 중 100조원을 올 상반기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수출바우처 지급 등 수출마케팅에는 올 상반기 1100억원을 투입해 수출 중소기업 자금난과 해외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한다. 또 글로벌 물류난이 완화될 때까지 민관 합동으로 선복 공급, 물류비 지원을 확대하고 물류·항만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무역수지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수지는 에너지 가격 급등 등의 여파로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까지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경우 3개월 연속 적자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지난해 3월부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왔다. 산업부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수출 펀더멘털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어 무역수지가 지난달 저점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공급망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에 산업부는 이달 9일 신설한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를 적극 활용해 국가별 공급망 위기징후를 상시 분석한다. ‘공급망 연대·협력 파트너십’도 핵심광물, 원자재 생산 능력을 보유한 공급망 핵심국가를 중심으로 확대한다.
여 본부장은 “우리 기업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함에 따라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리스크와 무역·통상 이슈가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올해 수출 7000억달러 기반을 공고히 다지고 공급망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국부창출형 통상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