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하원 미국경쟁법은 '자기 주도적 쇼' 맹비난

바이든 원하는 것 얻지 못해…TSMC 주력 생산은 대만, 삼성 핵심 기술은 한국
中, 미국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TECRO)' 명칭 변경 여부에 촉각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이 미국 하원의 '미국 경쟁법안'에 대해 자기 주도적 '반중 쇼'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대중국 견제법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미 하원 법안을 평가절하했다. 중국은 오히려 워싱턴 소재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TECRO) 명칭 변경 여부에 촉을 세우는 분위기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 하원은 26일(현지시간)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한화 62조5144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공개했다. 이 법안은 미국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25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긴 미 상원의 '중국 견제법안'과 병합 심사를 거치게 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7일 미 하원이 성안한 '미국 경쟁법안'은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미국의 강박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 정치권을 맹비난했다. 이 매체는 미 하원의 새로운 법안은 2912쪽에 달하지만 내용 면에서 새로울 것이 없다면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육성이라는 중국의 산업 정책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오링윈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 하원 법안은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간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이번 미 하원 법안은 미국의 자기 주도적 쇼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또 이번 법안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기대처럼 미국 반도체 공급망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미 정부의 보조금 등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만으로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이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금과 기술, 인력, 산업환경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이 매체는 부연했다.

이 매체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주력 생산라인은 대만섬에, 한국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은 한국 본토에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 상ㆍ하원 반도체 관련 법안은 첨단산업의 글로벌 협력이라는 역사적 추세를 거스는 것이며 인류의 과학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은 인텔과 같은 미국 기술 대기업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 글로벌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미국 워싱턴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TECRO) 명칭 변경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TECRO는 사실상의 '미국 주재 대만 대사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미국은 대만 정부의 요청에 따라 '타이베이(Taipei)'를 '타이완(Taiwan)'변경하는 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미 하원 법안에는 TECRO의 명칭을 변경하는 도발적 움직임도 담겨 있다고 경계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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