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 정몽규 회장 '늦장사과' 분통

정몽규 전 회장, 사고 발생 7일차 실종자 가족 찾아 '5분 사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현장 부근 실종자 가족대기소로 들어가고 있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조형주 기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늦장 사과'로 실종자 가족을 두 번 울렸다.

정 회장은 17일 오후 4시45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천막에서 '5분 사과'를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제 와서 사과하는 거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9일 학동 참사 이후에는 다음날 곧바로 유족들을 찾아 사과했지만 이번 아파트 붕괴 사고에는 사고 발생 7일 지난 후에 찾아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한 실종자 가족은 "사고 발생 후 일주일이 지났다"며 피해 보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생이 다 절단 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주일 동안 기다렸는데 구조 준비도 안됐다"며 "사고 현장에 예산을 대든지 손을 떼던지 방법을 찾아내라"고 소리쳤다.

정 회장은 가족들 앞에서 5분 여 동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말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가족들의 거센 항의에 못이겨 가족 대기소를 떠났다.

이후 정 회장은 기자들 앞에서 "오늘 아침 대국민 사과했다. 오늘 여기 온 이유는 광주시장을 찾아뵙고 또 사퇴했지만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입장 발표 중에도 상인들과 피해 가족 일부는 "사건 해결하고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회장은 "끝까지 책임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호남취재본부 조형주 기자 ives081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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