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양생' 정황 드러나…화정아이파크 작업일지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콘크리트 양생 기간 부족'에 무게가 실린다.

15일 건설조노 광주전남본부가 확보한 붕괴된 건물 201동 콘크리트 타설 일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3일 35층 바닥면 콘크리트를 타설한 뒤 10일 뒤 다음 층인 36층 바닥을 타설했다.

이후 37층, 38층 바닥은 각각 7일과 6일 만에 타설됐고, 38층 천장(PIT층 바닥) 역시 8일 만에 타설됐다.

일주일 뒤엔 PIT층(설비 등 배관이 지나가는 층) 벽체가 타설됐고, 11일 뒤 39층 바닥을 타설하던 중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35층부터 PIT 층까지 5개 층이 각각 6~10일 만에 타설된 것으로 "12~18일 동안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는 HDC 현대산업개발 측의 해명은 신빙성을 잃게 됐다.

겨울철에는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아 시간을 충분히 두고 열풍 작업 등을 통해 강하게 굳히는 양생 작업을 해야 하는데 양생 불량으로 인해 하층부가 갱폼(거푸집)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아래층들도 무너졌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겨울철에는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아 2주가량 양생을 거쳐야 한다"며 "일주일여마다 1개 층씩 올렸다는 것은 결국 양생이 불량하게 진행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광주대 건축학부 송창영 교수 역시 "(붕괴 당일 타설한) 콘크리트 무게가 쌓여 붕괴에 영향을 미치고, 부실한 콘크리트 양생이 겹쳐 지지층이 견디지 못한 정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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