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실력자만 뽑는다'…인재상 바꾸는 금융권

수은, 채용·연수 개선 방안 컨설팅
융복합형 금융인재 확보·양성 목적
시중은행도 '디지털·IT' 중점 채용해
일반직도 디지털 역량 있어야 합격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4차 산업혁명과 모바일 혁신 등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금융권이 채용방법과 인재상도 바꾸는 추세다. 기존에 설정된 전통적인 금융권 인재상으로는 디지털·IT 부문의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인식에서다. 필요한 인력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더 우수하고 적합한 인재를 정교하게 뽑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채용 및 연수 방식 개선방안 컨설팅 용역’ 제안요청서를 긴급입찰공고 방식으로 발주했다. 달라진 금융환경에 적극 대응 가능한 융·복합형 금융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기 위해서다. 컨설팅을 통해 수은은 신입 채용과 내부 인재 육성 시스템의 정밀 진단 및 개선안을 마련하게 된다. 이달 말 개시될 예정이다. 약 12주간의 프로젝트로 예산 2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제안서에 따라 수은은 정책 금융기관의 역할 수행에 적합한 인재상을 정립한다. 수은의 역할과 기능, 신입행원의 필요역량을 정의한 뒤 역할과 역량이 적합한 지 검증하는 기준을 세운다. 현재 채용절차가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에 적합한 지 정밀히 진단하고, 평가기준과 신입 연수제도도 점검할 방침이다. 국내외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채용 트렌드 분석과 시사점도 도출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달 발주한 ‘채용대행 용역’ 사업을 통해 면접전형에 필요한 과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직무이해도가 높고 최신트렌드가 반영된 과제를 만들어 인재를 뽑는 게 목적이다. 분야별 전문가 1~2명을 심층인터뷰 해 채용분야별 필요역량을 설정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신입 채용은 PT와 상황면접 부문에서 각 35문제씩 총 70문제를, 경력채용은 구술면접에서 총 40문제를 개발한다.

일반직군도 '디지털' 역량 있어야 뽑는다

시중은행은 이미 달라진 환경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일반직군에 해당하는 ‘UB일반’ 지원자들을 선발할 때 영업역량과 더불어 디지털 기본 소양을 검증하기 시작했다. 지속적인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직무중심 채용도 늘릴 방침이다. ICT 같은 핵심성장 분야에서는 경력직 전문인력을 별도로 충원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를 새로 도입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창립 20주년 기념사에서 "디지털 없이는 고객가치를 논하기 어렵다"고 밝힌 뒤 발표됐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사고력과 이해도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신입행원 일반직군에도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가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상반기 ‘지역인재 신입행원’ 필기전형에서 디지털 소양 평가를 위한 TOPCIT 비즈니스영역 문제도 냈다. TOPCIT은 컴퓨터적 사고, 프로그램 설계, 코딩 등의 역량을 따지는 시험이다.

우리은행 역시 디지털 인재 확보와 활용을 가속화하는 추세다. 상반기 디지털·IT 부문 채용 시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고 관련 수상이나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IT 부문 인재 양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핵심인력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