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로보트태권브이, 재활용센터 조형물 저작권 침해 손배소 승소

2018년 서울 강동구재활용센터에 전시된 조형물 /사진=강동구청 제공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 로보트태권브이에 대한 저작권을 가진 회사가 캐릭터와 닮은 조형물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해당 작가와 설치 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겼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이정권 부장판사는 주식회사 로보트태권브이가 강동구재활용센터 위탁·운영 업체 A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로보트태권브이 측이 저작물의 상업적 사용 및 저작물 제작을 위해 지출한 금액이 약 7000만원인 점, 해당 저작물은 수십년 간 국내에 널리 알려진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것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가 B씨가 로보트태권브이 측에 2000만원을 지급하고 A사 등이 이중 1000만원을 B씨와 공동으로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앞서 2018년 A사는 철제 조형물 작가 B씨의 작품 10점을 대여·전시하기로 계약하고 일부를 재활용센터에 전시했다. 여기엔 친환경적 메시지를 담아 폐자동차 부품으로 만든 약 6m 높이의 조형물도 포함됐는데 이를 두고 로보트태권브이 측은 '자사 캐릭터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3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이에 B씨는 "로보트태권브이의 저작물이 완성되기 전인 2006년부터 조형물을 만들기 시작해 해당 저작물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창작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A사 측도 저작물의 전시권 침해행위에 대한 고의와 과실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또한 캐릭터가 국내에 널리 알려진 미술저작물과 영상저작물인 점에 비추어 보면 A사 등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들이 작품을 매매한 사례가 있거나 전시행위에 대한 대가를 받은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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