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11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경북 구미서 숨진 3세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으나 친모로 드러난 A(48)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경북 구미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살 여아의 친모가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A(48) 씨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당초 사망한 여아의 친모로 알려졌던 20대 B 씨는 여아의 친언니인 것으로 드러났고, B 씨가 출산한 또 다른 아이는 행방이 묘연해진 상황이다. 사건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A 씨가 일부러 아이를 '바꿔치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는 A 씨가 여아를 낳던 당시 출산을 도운 이가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외할머니가 출산한 병원 등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아이를 낳을 때 누가 도와줬는지 찾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은 A 씨가 주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없는 특정한 사정 때문에 자신의 친딸을 B 씨 아이와 바꿔치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일반적인 범죄 심리 상 딸의 아이를 바꿔치기하기보다는 자신이 낳은 아이에게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한다. 그게 일반적인 영아살인 범죄"라며 "힘들게 (아이를) 바꿔가면서 사건의 스토리를 만들고, 또 6개월 동안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은 모두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행방이 묘연한 B 씨 아이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송 위원은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은 출생사실이 확인이 되었다는 것"이라며 "경찰이 수사를 통해 그 아이의 생사를 확인했으면 좋겠고, (B 씨의) 친딸이 살아서 다시 국민의 품 안으로 돌아왔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북 구미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A 씨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A 씨는 전날(11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전 취재진에게 "저는 딸을 낳은 적이 없다"라며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 씨는 이날 "(사망한 여아는) 제 딸이 낳은 딸이 맞다"라며 "저는 딸을 낳은 적이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DNA 검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월10일 오후 3시께 경북 구미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여아는 반미라 상태로, 장기 등 신체 부패가 심해 구체적 사망 원인을 찾기 어려웠다.
당시 이를 발견하고 최초 신고한 사람은 A 씨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 씨를 숨진 여아의 친모로 보고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로 입건, 구속해 조사했다.
그러나 DNA 검사 결과 B 씨와 해당 여아를 모녀 관계로 볼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후 B 씨 주변 인물을 확대해 DNA 검사에 나선 결과, A 씨가 3세 여아와 DNA가 일치했다.
특히 B 씨 조차 지금까지 해당 여아가 자신의 친딸인 줄 알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전개됐다. 당초 자신을 3세 여아의 외할머니라고 주장해 왔던 A 씨가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B 씨의 친딸과 자신의 딸을 '바꿔치기'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B 씨가 낳은 친딸의 행방이 현재 불분명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경찰은 A 씨가 아이를 바꿔치기 하기 위해 B 씨와 공모를 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는 한편, B 씨가 출산한 아이의 소재 파악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