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주기자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원유 수입 경로에 변화가 생겼다. 2016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던 미국산 원유 수입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러시아·노르웨이산 원유는 올 들어 수입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미국산 원유 수입 규모는 1341만5000배럴에서 11월 654만1000배럴로 51.2% 감소했다. 전년 동기(1202만5000배럴)와 비교해도 45.6% 줄었다.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줄어든 이유는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2016년부터 중동산 원유보다 가격이 낮은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려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중동산 원유 가격이 급락했고, 아시아 수출량에 붙는 원유도입단가(OSP)를 크게 낮추면서 미국산과 중동산 원유 수입 단가(42~70달러)가 비슷해졌다.
미국산 원유 자리를 꿰찬 곳은 러시아와 노르웨이다. 중동 외의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할 경우 운송비 일부를 석유수입부과금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원유 도입 다변화 정책 덕분이다.
그 결과 같은 기간 러시아산 원유는 396만6000배럴에서 504만배럴(362만2000배럴)로 27.0% 늘었다. 노르웨이산 원유는 1월 수입량이 없었지만 11월 298만4000배럴로 크게 늘었다. 이는 2012년 7월(414만6000배럴)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노르웨이산 원유 수입은 2~3년 만에 한 번씩 연간100만배럴 미만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급증하기 시작했다. 운송비 환급과 더불어 수입 단가가 68.5달러(2월)에서 43.8달러(11월)까지 낮아진 영향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미국산 원유는 운송비가 비싸고 코로나19 이후 가격 경쟁력도 크게 떨어졌다"며 "대신 가까운 러시아와 운송비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노르웨이로부터 원유 수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