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팟캐스트 라디오 '나는 꼼수다'(나꼼수) 출신 김용민 씨가 같은 나꼼수 출신인 주진우 기자를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친분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보 성향 언론인으로 알려진 주 기자가 윤 총장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김 씨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진우 기자의 해명을 기다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김 씨는 "주진우 기자가 우리 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분들이 적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그동안 주진우 기자의 행적과 발언을 살펴볼 때 그가 과연 같은 편인지 의문을 가질 일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 의혹 제기가 틀렸으면 좋겠다"면서도 "마침내 그를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뼈아픈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김 씨는 "전선이 명확할수록 피아구분은 명확해져야 한다"며 주 씨를 향해 네 가지 공개질의를 던졌다.
김 씨는 첫번째로 "강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윤 총장이 양정철 씨와 회동할 무렵 주진우 기자도 그 자리에 합석했다"며 "당시 4명이 있던 이 자리에서 주진우 기자는 윤 총장을 '형'으로 호칭하며, 양 씨에게 반 농담조의 충성맹세를 요구했다. 왜 이 자리에 참석했는가"라고 물었다.
두 번째로 그는 "지난 4월초 MBC 한동훈 검사장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나온 직후 주 기자는 제게 한 검사장과 채널A 이동재 기자는 소통한 바 없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두 사람의 만남을 입증하는 녹취록이 세상에 공개됐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한 검사장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또 김 씨는 세 번째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수사지휘를 발동한 후 주 기자는 추 장관을 찾아가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며 "여론을 빙자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제동을 걸려 한 것은 아니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윤 총장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회동을 취재하던 기자가, 윤 총장에게 반론 통화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 기자는 그 기자에게 전화해 '윤석열 라인을 흔들면 안된다'고 말했다"며 "윤 총장으로부터 그 기자에게 항의 전화를 하라는 부탁을 받았습니까"라고 물었다.
김 씨는 해당 네 가지 질의를 하면서 "답변을 기다립니다"라며 "해명이 제가 공개하지 않은 객관적 정황에 배치될 경우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주 기자는 지난달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추 장관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참여연대나 진보적 단체들, 그리고 정의당에서도 '추미애 장관이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후 다음날(27일) 주 기자는 소위 '법관 사찰 문건'에 대해서도 "검사들이 만든 사찰 정보라고 하는 문건 수준이 조악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 기자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친문(親文)'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친문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주 기자를 두고 "친검(친 검찰) 기자", "윤석열 비선(비선실세)"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김 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A를 한때 가족같이 여기고, 그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시도에는 모든 것을 걸고 싸우리라 다짐했던 제게 이제 매우 혹독한 결심의 시간이 다가온 것 같다"며 "A에게 심각한 배신을 당해 지금도 생각만하면 분노가 치민다"고 토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김 씨가 주 기자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주 기자를 A로 지칭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해석했다.
한편 김 씨와 주 기자는 지난 2011년 '나꼼수'를 함께 진행하며 인연을 맺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