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호기자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 중 하나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MIT)이 폐가 굳는 현상(폐섬유화)을 일으킨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물질의 독성 여부를 평가하는 안전성평가연구소의 이규홍 박사 연구팀은 CMIT·MIT를 마우스(C57BL/6)에 반복적으로 기도 내 투여한 후 폐 손상 지표를 관찰한 결과를 지난 12일 국제 학술지인 분자(Molecules)에 실었다고 16일 밝혔다. CMIT·MIT는 SK케미칼·애경이 제조한 '가습기메이트'의 흡입 독성 원료들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처음으로, CMIT·MIT의 호흡기 노출과 폐 섬유증의 인과 관계를 밝힌 최초의 결과다. 연구팀은 동물의 호흡기계 노출될 경우 폐 섬유화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실험을 해보니 폐 중량이 증가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변화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연구소 측은 "동물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 여부를 확인해, 폐 섬유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밝힌 논문"이라며 "인체에 노출 됐을 때도 이같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2012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사건의 공판은 27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