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에 외국인은 자동차株, 개미들은 배터리株

外人들 현대차 집중…17일에만 837억 순매수
개인들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株 매집…현대차는 팔아치워
"전기차시장 성장 가늠…개인이 더 거시적 관점으로 접근"

현대자동차 '더 뉴 산타페'의 계기판(출처=현대차)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정부가 내놓은 '그린 뉴딜' 정책에 담긴 수소ㆍ전기차 육성 방안을 두고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은 개별 자동차 업체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개인은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를 제조하는 업체에 투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더 시장을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가치투자를 했다는 평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정부가 수소ㆍ전기차 산업 장려책을 담은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한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현대차를 1180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현대차보다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4898억원)가 유일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17일에만 현대차를 837억원어치 사들였다. 올해 들어 하루 순매수 최대 규모다.

주가도 상승세다. 이날 오전 9시54분 기준 전장보다 4.26% 오른 12만2500원을 기록 중이다. 14일 종가 대비 20.6% 올랐다. 신종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 3월20일 6만5000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들은 기아차도 집중 매집했다.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5거래일 연속 333억원을 사들였다. 올해 들어 최장 연속 순매수 기록이다.

이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부진 속에서도 현대ㆍ기아차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책적 수혜까지 기대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실적 시장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20조8889억원, 영업이익 3062억원이다. 기아차도 매출 11조6207억원, 영업익 758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는 감소했지만 해외 자동차업체 대부분이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이다. 다임러는 2분기 영업손실이 16억8000만유로(약 2조3117억원)로 예상된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분기에 20억달러(약 2조4070억원) 손실을 낸 포드는 2분기에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개인들은 자동차 업체보다는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주에 집중했다. 그린 뉴딜 정책 발표 당일에만 LG화학을 8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것이다. 이후에도 순매수가 이어져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총 170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 3위 규모다. 같은 기간 현대차를 2298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밖에도 SK이노베이션(414억원), 천보(128억) 등 배터리 관련주를 사들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모습을 보고 전체 전기차시장 성장성을 가늠하며 투자한 것 같다"며 "업체의 실적에 기댄 외국인보다 오히려 개인들이 더 거시적으로 산업을 바라보며 장기적으로 투자한 셈"이라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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