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군대투입 안돼'‥백악관 경질 가능성 암시

에스퍼 국방 폭동진압법 군대 동원 반대 발언
트럼프 의견에 노골적 반발
백악관 대변인 "권한은 트럼프에 있어"
국방장관 경질 가능성도 제기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을 계기로 확산된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 투입을 허용하는 폭동진압법 시행을 두고 백악관과 국방부장관이 갈등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반하는 돌발발언을 내놓자 백악관은 국방장관 경질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왼쪽부터 마크 에스프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오후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만약 필요하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진압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이날 오전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브리핑에서 시위 진압에서 군 동원은 마지막 수단으로,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전제하며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 나는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데 대한 백악관의 반응이다.

에스퍼 장관은 또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끔찍한 범죄였다. 사건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은 살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1일 저녁 워싱턴DC 시위 현장 위로 군 헬리콥터가 저공비행한 것에 대해서도 "안전해 보이지 않았다. 누가 왜 그런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발언은 1일 워싱턴DC의 시위 진압에 대해 만족을 표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이 폭동진압법 시행을 경고한 후 백악관 밖의 세인트존스 교회를 방문해 성경을 사진촬영 이벤트를 할때도 동행한 바 있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그의 경질가능성까지지 불러왔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현재 에스퍼 장관은 여전히 장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만약 대통령이 (에스퍼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앞으로 여러분은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고위 보좌관들은 에스퍼 장관이 트럼프가 내놓은 현역 군 투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고 분개했으며 국방장관의 발언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방부 수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현역 군 사용 여부를 놓고결별했다"며 에스퍼 장관이 이번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고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도 에스퍼 장관이 시위 대응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끊는 발언을 한 뒤 불안한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한편 AP통신은 이날 군 소식통을 인용, 시위 대응을 위해 워싱턴DC에 배치됐던 군이 주둔지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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