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넘어질 뻔했어요' 전동 킥보드 '무법 주차' 시민들 보행 불편

전동 킥보드 주차 때 사실상 이곳저곳 무방비 주차
일부 시민들 발에 걸려 넘어질 뻔한 상황도
지자체 "프리플로팅과 관련한 민원 최소화하고자 노력"

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전동 킥보드가 주차된 모습. 인도 한 가운데 놓여있어 통행에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 직장인 A 씨는 최근 인도 한 복판에 쓰러진 채로 주차되어있는 공유형 전동킥보드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A 씨는 "걷다 보면 제대로 주차되어 있지 않은 공유형 전동킥보드를 하루에 한 번꼴로 보는 것 같다"라며 "거리를 걷다가 넘어질 뻔하거나, 차를 주차해야 할 공간에 전동 킥보드가 세워져 있어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한 인도에는 킥보드 2대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시민들 통행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킥보드 주차 관리 주체도 없어 사람들은 오히려 킥보드를 돌아서 지나고 있었다.

킥보드가 이용할 때는 편리하고 좋지만, 사용 후 주차 문제 등으로 누군가에게는 피해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어지럽게 주차된 킥보드로 인해 통행 방해를 느꼈다고 밝힌 30대 직장인 B 씨는 "한쪽에 가지런히 주차하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잠깐 쓰고 말고 누가 제대로 정리를 하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거리에 세워져 있는 공유형 전동킥보드. 보행자가 지나다니는 길이니 오토바이를 주차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유형 전동킥보드가 세워져 있는 모습이다. 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사용이 완료한 킥보드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이유는, 킥보드 이용 직후 사용자가 아무 데나 편하게 세워두는 방식인 프리플로팅(free-floating) 방식으로 반납되고 있어서다.

이런 반납 방식으로 인해 보행자 통행 방해는 물론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30대 직장인 C 씨는 "앞만 보며 걷고 있었는데, 쓰러진 킥보드 손잡이를 밟고 넘어질 뻔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시 상황이 밤이어서 킥보드가 안 보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애초에 제대로 주차를 하지 않은 사용자 잘못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D 씨는 "킥보드가 아무렇게나 주차되는 것은 물론, 가끔 인도로도 빠르게 지나가 여간 (통행에) 불편한 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저도 가끔 킥보드를 이용하지만, 이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주차 등 문제로 불편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일부 킥보드는 아예 차량 주차장에 놓여있어, 주차를 방해하기도 했다. 택배차량을 운행하는 기사는 "킥보드가 가끔 주차장에 놓여있을 때도 있는데, 이걸 이동시키기도 그렇고 그냥 차량이 피해서 주차를 하고 있다.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거리에 세워져 있는 공유형 전동킥보드. 택배기사는 "해당 전동킥보드로 인해 주차하기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킥보드가 사용 후 반납 방식 등 주차 문제로 사실상 도심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는 프리플로팅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협약 등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교통정책과 미래교통전략팀 관계자는 "프리플로팅으로 인한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태여서 공유형 전동 킥보드 업체와 업무 협약을 추진 중이다"라며 "프리플로팅으로 인한 민원을 줄이고 구청 등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협약을 맺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용자가 반납할 때 세워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제출하거나, 쓰러트린 채로 반납을 하는 이용자에게 페널티를 주는 식으로 업체들과 공통적인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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