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의 파격 실험은 '진행형'…'이색 퍼팅, 컴퍼스 논란, 48인치 장척 드라이버'

물리학도 출신 "상식을 깨는 클럽 세팅", 체중 불리고 근육량 늘려 장타 1위 도약, 최근 48인치 드라이버까지 도전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가 최근 48인치 장척 드라이버 사용을 선언해 뉴스를 만들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이번에는 48인치 장척 드라이버."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파격적인 실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미국 텍사스 남부감리교대 물리학도 출신이라는 것부터 흥미롭다. 2015년 US아마추어를 제패해 파란을 일으켰고, 2016년 콘페리(2부)투어를 거쳐 2017년 존디어클래식에서 곧바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을 일궈낸 선수다. 2018년에는 특히 더노던트러스트와 델테크놀러지스에서 '플레이오프(PO) 2연승'을 쓸어 담아 단숨에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 "10개 아이언 길이와 무게가 똑같아"= 디섐보는 귀공자 스타일에 고(故) 페인 스튜어트를 연상시키는 헌팅 캡을 즐겨 쓰는 독특한 패션, 여기에 상식을 깨는 클럽 세팅 등 그야말로 '흥행카드'다. 일단 3번부터 웨지까지 10개 아이언 길이가 37.5인치, 무게 280g으로 똑같다. "호머 켈리의 골핑머신이라는 책에서 똑같은 궤도로 스윙해야 한다고 배웠다"며 "그래서 샤프트 길이를 맞췄다"는 설명이다. 로프트만 4도씩 차이가 있다.

▲ "요상한 퍼팅, 다음은 몸통 퍼터"= 2016년 샘 스니드(미국)의 '사이드 새들(side-saddle)' 퍼팅을 시도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여성들이 말을 탈 때 두 다리를 한쪽으로 모아서 옆으로 앉는다는 의미다. 골프에서는 공 뒤에서 두 다리를 모으고 홀을 바라보면서 스트로크한다. 2017년 커리어빌더챌린지에서는 반원 모양 헤드에 샤프트가 몸통 한가운데 꽂혀 있는 퍼터를 선택했다가 미국골프협회(USGA)와 규정 위반 논쟁을 벌였다.

▲ "컴퍼스 논란"= 2018년 또 다시 '컴퍼스(compass) 논란'에 휩싸였다. 디섐보가 트래블러스챔피언십 3라운드 당시 야디지북에 제도용 컴퍼스를 사용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게 출발점이다. PGA투어에서 골프규칙 위반 여부를 조사하자 "매 홀 핀 포지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었을 뿐"이라면서 "사람들이 이상한 도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브라이슨 디섐보는 지난해 골프규칙 변경과 함께 곧바로 깃대 퍼팅을 시도해 화제가 됐다.

▲ "깃대 퍼팅이 유리해"=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지난해 새 골프규칙을 적용하자 핀을 꽂은 채로 퍼팅해 뉴스를 만들었다. 예전에는 퍼팅하다가 공이 핀에 맞을 경우 무조건 2벌타를 부과했지만 무벌타로 변경됐다. 디섐보는 "반발계수가 낮은 유리섬유로 만든 핀은 꽂아놓는 쪽이 홀인 확률이 높다"며 "핀의 재질에 따라 유불리(有不利)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곁들였다.

▲ "몸짱 만들기, 그리고 장타자 변신"= 디섐보가 지난해 가을 이후 체중을 20kg이나 불리는 동시에 웨이트 트레이닝센터에서 근육량을 키워 비거리를 늘리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올해 그 효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2018/2019시즌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302.50야드(34위)에서 2019/ 2020시즌 321.30야드(1위)로 치솟았다. 최대 360야드를 찍었다.

▲ "드라이버 한계치 도전"= 최근 SNS를 통해 "48인치 장척 드라이버를 쓰겠다"고 선언했다. 48인치는 USGA 장비 규정상 상한, 보통은 45~46인치다. 드라이버가 길수록 거리는 멀리 나가지만 상대적으로 제어가 어렵기 때문이다. 디섐보는 그러나 "스윙 스피드를 최대치로 키웠지만 무엇인가 모자라는 느낌"이라면서 "똑바로 날릴 수 있다면 분명 비거리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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