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국제선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업계가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물품 인도장을 축소 운영한다.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 매출이 급락하면서 면세물품을 인도받는 인도장 역시 운영 효율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20일로 넘어가는 자정 출국 건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내 인도장을 통합 운영한다. 기존 여객동 동편 11번 게이트 인도장이 서편 인도장으로 합쳐지고, 동편 인도장은 아시아나 전용으로 운영된다. 탑승동 내 122번 및 115번 게이트 앞 인도장도 탑승동 인도장으로 통일된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9일부로 인천국제공항 T1 여객동 동편과 2동편 게이트 인도장 2곳을, 16일부로는 탑승동 인도장 운영을 중단했다. 현재는 서편 29번 게이트 인근 인도장에서만 물품을 받을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4일부로 T1 내 탑승동과 여객동 인근 인도장 3곳을 합쳐 동편 인도장 26번 게이트 인근 B인도장에서만 물품을 받을 수 있게 변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2번째 확진자 방문이 확인됨에 따라 2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간 신라면세점 서울점 입구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은 중국 관광객들의 구매력과 이른바 '편리미엄(편리함과 프리미엄 합성어)' 트렌드에 힘입어 성장 가도를 달렸다. 특히 시내면세점은 여유롭게 명품 쇼핑을 할 수 있는 '쇼핑 메카'로 한국 관광 프리미엄 요인으로도 꼽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 시내면세점 연매출은 약 21조원으로 전년(15조원) 대비 6조원가량 늘었다. 작년 7조60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한 인터넷면세점도 전년 대비 3조원 이상 매출 성장을 보였다.
면세품 수요가 늘면서 인도장 비중도 늘었다. 면세품 인도장은 시내 및 인터넷면세점 소비자에게 물품을 인도하기 위한 전용 공간으로 출국장 인근 보세구역에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 2014년에는 T1과 탑승동을 통틀어 총면적 1297.72㎡에 3개소에 불과했으나, 기존 T1과 탑승동,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까지 지어진 2017년에는 3272.92㎡ 총 7개소로 늘었다. 이후 2019년 7월 기준 동일 규모로 유지됐다. 이에 올해 7월 입국장 인도장 도입 방안까지 시행될 예정이었다. 입국장 인도장은 출국하는 우리 국민이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귀국할 때 공항에서 찾을 수 있게 인도장을 설치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에 면세업계 분위기도 차갑게 식었다. 코로나19에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들이 100여개국이 넘어감에 따라 국제선도 줄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3월 1~15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출입국 합산 기준 41만7009명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 282만8047명의 14.5% 수준이다. 일평균 이용객은 2만7800명에 그쳤다.
면세업계는 시내면세점 운영시간을 2~3시간가량 단축했다. 고객과 직원들의 코로나19 전염 방지가 주 목적이지만 개점휴업인 상태가 지속된 데 따른 경제적 부담도 일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면세점은 서울 명동과 강남, 부산점 등 시내면세점 3개 점포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단축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부산점, 제주점은 지난 12일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로 단축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7일부터 서울점 운영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변경했다. 일부는 인터넷면세점 주문 가능 시간도 단축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 이용객수가 급격히 줄면서 면세품 인도 물량도 함께 줄어 인도장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며 "한 때 휴가 시즌마다 '인도장 대란'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시내면세점과 온라인 매출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