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 대기업 채용일정 전면 재검토

삼성전자, 3월 채용설명회 미정
LG전자, 신입공채 4월이후 연기
SK, 상반기 공채 2주 늦추기로
GS·포스코·한화 일정 변경 예고

[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삼성, LG 등 주요 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 일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들이 대규모로 인원이 몰리는 것을 우려해 채용계획을 연기하거나 일정을 유보하자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 상반기 채용과 관련된 각 사업부문 대학별 채용설명회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매년 2월 말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접수 시작 전 대학별로 채용설명회 일정을 발표한 후 3월 대학별로 설명회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자 채용 일정 자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3급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SW)역량테스트를 지난 15일에서 다음달로 연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아직 채용 일정을 최종 결정하지 못했다"며 "일정 조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신입직원 공개채용 일정을 4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 대학의 90% 이상이 개강을 2~4주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부득이하게 4월 이후로 채용 시기를 다소 늦춰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는 올해 처음으로 생활가전 사업부문에서 진행하는 고졸 기능직(생산직) 공개채용 일정도 한 달 가량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는 지난 11일까지 생활가전 사업을 전담하는 H&A사업본부 소속 신입 기능직 서류접수를 완료하고 곧바로 인적성검사 및 면접을 진행할 방침이었지만 모든 일정을 순연했다.

SK그룹 또한 올해 상반기 공채 일정을 다음달 중순으로 작년보다 2주가량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상황을 살펴 매년 4월 말쯤 치러지던 공채 필기시험도 연기하거나 이를 대체하는 다른 평가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중순 신입직원 중 코로나19 밀접접촉자가 나오면서 교육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회사는 21일 폐렴증상이 있던 환자와 접촉했던 250여명에 대해 격리를 해제했고, 대구 확진자 밀접접촉자와 동선이 겹치는 나머지 550여명에 대해 다음달 1일 격리를 해제하고 2일부터 교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밀접접촉자와 폐렴증세를 보인 직원이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은 만큼 2일부터 신입직원 교육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교육을 재개하더라도 안전을 생각해 일정을 최소화 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S는 계열사마다 상반기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재고하고 있고, 포스코와 한화그룹 또한 채용 일정을 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입 공채 일정이 일부 연기되거나 확정되지 않으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취업 준비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잡코리아가 신입직 취업준비생 173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취업준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63.5%가 이번 코로나19가 '취업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가 취업 준비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기업들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축소할까 우려된다' 항목이 응답률 57.3%로 가장 많았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예상보다 확대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채용 일정을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기업들마다 확산 여부를 지켜보고 일정을 미루거나 설명회 등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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