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하나가 될 때' 고척돔 울린 U2의 '원'

결성 43년만에 첫 내한공연…보컬 보노 "가장 힘센 영어 단어는 compromise"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결성 4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록밴드 U2의 첫 내한 콘서트는 열광과 환희 그리고 감동의 무대였다.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U2의 첫 내한 콘서트는 추운 날씨에도 2만8000명의 관객이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공연의 감동은 마지막에 극대화했다. U2가 선택한 마지막 곡은 베를린 장벽 붕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원(One)'이었다. 보컬 보노는 '원'을 마지막 곡으로 부르기 전 "남북으로 나뉜 우리의 땅으로부터, 역시 남북으로 나뉜 여러분의 땅으로…"라며 고국 아일랜드의 아픔을 이야기했다.

U2는 유혈 분쟁의 아픔을 겪은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1976년 결성된 그룹이다. U2는 다양한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해 앞장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첫 내한 콘서트에서도 평화를 기원했다.

사실 이날 공연에 앞서 U2가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 한국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거리였다. 보노는 "평화로 향하는 길은 우리가 하나 돼 노력할 때 찾을 수 있습니다…하나가 될 때!"라며 '원'을 열창했다. 그는 "평화를 향한 우리나라의 여정에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라며 "영어에서 가장 힘이 센 단어는 '타협(compromise)'"이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U2가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조슈아 트리 투어 2019' 서울 공연으로, 밴드 결성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된 내한 공연이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U2는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를 시작으로 모두 24곡이나 소화하며 고척돔에 가득 들어선 관객들에게 감동과 환희까지 선사했다. '프라이드(Pride)'를 부를 때는 꼭 39년 전인 1980년 12월 8일 총격에 숨진 존 레넌에 대한 애도도 잊지 않았다. '프라이드'는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기려 만든 곳이다.

기타리스트 디 에지는 "이틀이라는 체류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며 "얼른 다시 돌아와야겠다"고 말해 2만8000명의 관객이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이날 공연에서는 내한공연 역대 최대 규모인 가로 61m, 세로 14m에 달하는 초대형 스크린을 통한 웅장한 영상 연출로 감동이 극대화했다. 스크린으로 공연 분위기가 시시각각 전환되며 U2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크게 한몫했다.

U2는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미국 시장에서 1위에 오른 앨범을 보유한 단 하나뿐인 그룹이다. 세계 전역에서 1억8000만여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그래미를 총 22회 수상했다.

U2는 보컬 보노를 중심으로 기타리스트 디 에지, 드러머 래리 멀런 주니어, 베이시스트 애덤 클레이턴까지 원년 멤버 넷이 지금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다. 멤버들은 빈곤과 질병 종식을 위한 기구인 '원(ONE)'도 공동 설립했으며 리더 보노는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 나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8일 U2의 내한 공연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보노를 접견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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