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ㆍ정부 질타한 강호갑 '규제는 결국 치킨게임'

강호갑 중견련 회장 "국회·정부, 기업만큼 절실하지 않다"
중견기업 역차별 지적 "규모에 따른 차별, 나아지지 않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을 한 지 8년 차인데 그동안 한 일이 없다고 느낀다. 열심히 했는데 이뤄진 게 없다. 국회나 정부가 기업만큼 절실하지 않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기업의 성장을 막는 법과 규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에도, 중소기업에도 속하지 않는 중견기업들이 역차별을 받는 제도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를 향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6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산업 생태계에서 뛰어놀 수 있께 해야하는데 모든 것을 법으로 규율하려면 법이 너무 많아진다"며 "기업인들은 법을 피해야 하고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다보면 또 다른 것(규제)이 생긴다. 결국 치킨게임이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그는 밀턴 프리드먼의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보다 낫다'는 말을 인용하며 "시장이 나빠져도 시장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면 공동체가 자정능력을 갖출 수 있다"며 "규율의 개념으로 공동체가 더불어 살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경제정책이 되어야한다. 선순환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은데다 4차산업 혁명에 적응하려는 기업들이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해야하는데 과도한 규제로 기업하기 나쁜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강 회장은 "화평법이나 화관법,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등 82개 정도의 법이 있는데 기업인들이 까딱 잘못하면 형사사범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인들은 세계를 상대로 하다보니 이 과정에서 타이밍, 즉 지속가능성이 정말 중요하다"며 "현대자동차가 앞으로 자동차 비중은 50%로 두고 개인항공기 부문을 30%로, 로보틱스를 20%로 두겠다고 하니 자동차 부품 (협력) 업체들은 어떻게 가야할 것인지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규모에 의한 차별화를 없애달라고 꾸준히 말했지만 개선되지 않아 중견기업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도급법을 보면 대기업에게는 4~6개월의 어음을 끊을 수 있고 중견기업은 60일 내에 어음을 결제하도록 하고 있다"며 "중견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을 M&A 하면 인수된 기업도 중견기업이 되는데, 벤처기업을 인수하면 3년간 유예를 해주지만 대기업이 인수하면 7년을 유예해하는 것도 규모에 따른 차별"이라고 설명했다,

주52시간 근로제에 대해서도 정부의 고민이 부족했다고 질타했다. 강 회장은 "주52시간 근로제도 문제가 많다. 업종·산업·지역별로 다 차등을 둬야 한다"며 "법을 만들기 위한 법을 만들지 말고 실질적으로 법이 미치는 영역과 제도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중견기업들은 기업할 의지를 가지고 잇는데 활력 잃은 이유는 규제와 세금, 노동경직성과 기업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정부) 때문"이라며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여서 짐싸서 (해외로)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가업 승계 문제도 걸림돌인데 세금을 내다보면 주인이 바뀐다"며 "독일만 봐도 승계가 자유로워서 명문장수기업이 배출돼 독일경제의 근간이 된다. 정치인들이 이 부분에 주목해서 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중기벤처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