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남은 싸이월드 도메인…개인정보와 사진첩은 어떻게?

네티즌 "사진첩만이라도 백업할 기회를 달라"
전제완 대표 등 경영진 '두문불출' 상태

[아시아경제 이진규 기자] 미니홈피와 도토리 등으로 200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가 2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주목된다. 사이트 폐쇄 여부에 대한 싸이월드 측 입장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고객 개인정보나 사진첩, 다이어리 등 싸이월드에 저장된 데이터 처리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에 따르면 싸이월드 도메인 주소 'www.cyworld.com'은 다음 달 12일 만료될 예정이다. 1999년 11월12일 처음 만들어진 싸이월드 도메인 주소는 해마다 갱신돼 만 20년을 앞두고 있다. 가장 최근 싸이월드 도메인 정보가 갱신된 시점은 지난해 8월14일이다. 만약 싸이월드가 다음 달 12일까지 도메인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싸이월드 사이트는 폐쇄된다. 싸이월드 도메인 관리를 대행하는 IT업체 '가비아'는 아직 싸이월드 측으로부터 도메인 계약 연장 관련 통보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싸이월드 도메인 계약 연장 없이 계약이 만료될 경우 싸이월드에 저장된 고객 개인정보나 사진첩, 다이어리 등 각종 데이터들은 모두 사라질까?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싸이월드 사이트를 사용할 수 없을 뿐 해당 데이터들은 싸이월드 데이터센터에 모두 저장돼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싸이월드가 도메인 계약 기간 내에 이용자들에게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도메인 계약이 만료되면 데이터는 그대로 있어도 이용자들은 사이트 접속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도 싸이월드 웹페이지와 모바일 앱은 모두 접속 불가 상태다. KISA 관계자는 "도메인 계약이 만료되면 사이트 연결이 안 될 뿐이지, 싸이월드가 새로운 도메인을 따로 등록해서 기존 데이터를 올려놓으면 이용자들이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 등 IT업체들은 보통 인터넷 서비스를 종료할 경우 종료시점을 사전에 공지하고 이용자에게 데이터 백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하지만 사전 공지도 없이 갑작스럽게 사이트 접속이 끊기면서 싸이월드에 2000년대 추억을 담았던 이용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돈을 줄 테니 그동안 싸이월드에 올린 사진들이나 게시 글들을 저장할 기회만 달라"며 "2000년대 모든 추억이 담겨있다"고 호소했다.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 등 경영진은 마땅한 입장 발표 없이 두문불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월급이 밀려 직원 대부분이 퇴사하면서 싸이월드는 사실상 유령회사로 운영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9년 설립된 싸이월드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디지털 카메라의 발전과 함께 미니홈피와 일촌, 도토리 등의 콘텐츠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PC 위주 환경에서 스마트폰 위주 환경으로 바뀌는 과정에 적응하지 못했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외국 SNS에 밀리면서 급속히 추락했다. 프리챌 창업주 전제완 대표가 지난 2016년 싸이월드를 인수한 뒤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뉴스 서비스를 개발하고 가상통화(암호화폐)를 발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펼쳤지만, 끝내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진규 기자 jkm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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