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찔끔' 수출허가…韓 'WTO 제소방침 변함없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베 규탄 범국민촛불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며 '노(NO) 아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일본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강화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 2건에 이어 불화수소 1건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지만 '규제 전면 철회'가 아닌만큼 WTO제소 방침을 철회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31일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는데 이는 '수출금지가 아니다'는 주장을 위한 명분쌓기일 뿐"이라며 "3개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배제에 대한 원상복구를 위해 WTO제소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수출이 허가된 불화수소는 일본 업체 스텔라 제품으로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물량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기판인 실리콘웨이퍼에 그려진 회로도에 따라 기판을 깎아내는 식각 공정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데 일본은 그동안 불화수소가 독가스 등 군사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4일부터 한국으로 수출하는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허가를 개별허가로 변경했다. 이후 이달 7일 포토레지스트 수출 1건을 허가했고, 19일에 추가로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승인했다. 이번에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에 대한 수출허가를 내주면서 최장 90일의 개별허가 심사 대상인 3대 품목 가운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만 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 일본 기업의 피해를 우려해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의 수출을 허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등지에서 대체 수입처를 찾는 동시에 국산화 테스트를 진행하자 일본 불화수소 생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실제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7월 품목별 무역통계를 보면 불화수소의 지난달 한국 수출량은 479t으로, 전월 대비 83.7%가 급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경제부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